8강전 경기장 밖에서 러시아 국기 펼친 무리와 사진 찍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경기장에서 러시아 국기가 금지된 가운데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의 아버지가 경기장 밖에서 러시아 국기와 함께 포즈를 취한 영상이 공개되자 주호주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그를 제재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27일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바실 마이로슈니첸코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 국기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상징으로 남은 대회 기간에 조코비치의 아버지 스르디안 조코비치가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이로슈니첸코 대사는 "이번 일은 용납할 수 없는 호주오픈 대회의 불명예"라며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코비치가 이 상황에 대한 자기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조코비치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호주 테니스협회는 이번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장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기를 펼칠 수 없도록 했으며 두 나라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국가 명칭과 국기, 국가 등을 사용하지 못 하게 했다.
이런 결정에도 경기장에서 러시아 국기를 펼쳤던 팬 4명이 대회장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스르디안 조코비치가 경기장이 있는 멜버른 공원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이 인쇄된 러시아 국기를 펼친 무리와 포즈를 취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은 조코비치가 8강전에서 안드레이 루블료프(러시아)를 꺾은 날이다.
이 무리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상징하는 'Z'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특히 이 영상에는 스르디안 조코비치가 "지벨리 러시야니"(Ziveli Russiyani)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이는 세르비아어로 "러시아인을 위하여"라는 의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호주 테니스협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대회 보안을 위해 당국과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이 사건이 벌어진 멜버른 공원 측은 친러시아 관련 물품들이 반입되지 않도록 보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호주 ABC는 해당 영상을 올린 사람은 시메온 보이코프라는 사용자라며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이 이번 사건과 별개의 일로 그를 체포하려 한다고 전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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