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왕실모독죄로 20대 활동가에 28년형 선고

입력 2023-01-27 13:31  

태국, 왕실모독죄로 20대 활동가에 28년형 선고
왕실모독죄 기소 여성 2명, 10일째 단식투쟁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에서 20대 활동가가 왕실모독죄로 28년형을 선고받자 왕실모독죄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27일 방콕포스트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치앙라이법원은 온라인 의류 판매업자이자 활동가인 몽콘 티라꼿에게 징역 28년형을 선고했다.
몽콘은 소셜미디어(SNS)에 군주제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지난해 8월 체포됐다.
법원은 애초 몽콘이 올린 14개 게시물에 각각 3년 형씩 총 42년형을 선고했으나, 28년으로 감형했다. 보석으로 풀려난 몽콘은 항소 의사를 밝혔다.
입헌군주제 국가 태국에서는 왕실의 권위가 높고 왕실 모독에 대한 처벌도 강하다. 왕실 구성원이나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왕실모독죄로 기소돼 한 건당 최고 징역 15년을 받을 수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8년형은 법원이 왕실모독죄로 선고한 징역형 가운데 역대 두 번째로 길다고 전했다.
2021년 법원은 한 여성에게 왕실모독죄로 43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태국 사회에서 군주제 개혁 요구는 금기시됐지만, 2020년 이후 군주제 개혁과 왕실모독죄 폐지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늘고 있다.
딴따완 뚜아뚜라논, 오라완 푸퐁 등 왕실모독죄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성 활동가 2명은 왕실모독죄 폐지와 모든 정치범의 석방을 요구하며 지난 18일부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달 초 왕실모독죄 폐지 등 사법 개혁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몸에 붉은색 페인트를 붓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구금 상태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다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한 두 사람은 탐마삿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방콕예술문화센터 앞에서는 며칠째 왕실모독죄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태국 인권단체인 '인권을 위한 태국 변호사들'(TLHR)에 따르면 2020년 11월 이후 군주제 개혁 관련 시위로 기소된 활동가가 200명이 넘는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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