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거물 애크먼 "보고서 매우 신뢰할만해"…그룹측은 소송 모색
(서울·뉴델리=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김영현 특파원 = 세계 4위 갑부인 인도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이끄는 인도 아다니 그룹 주가가 미국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의 공매도 보고서 여파로 급락세를 지속했다.
27일 뭄바이 증시에서 아다니 그룹 주력사인 아다니 엔터프라이즈 주가는 18.3% 폭락했다.
아다니 그린 에너지와 아다니 트랜스미션을 포함한 일부 계열사 주가도 약 20% 급락했다.
아다니 그룹 시가총액은 100쪽에 달하는 힌덴버그 리서치 보고서가 공개된 직후인 지난 25일 하루에만 주가 급락으로 120억달러(약 14조8천억원)가 감소했다.
26일에는 뭄바이 증시가 휴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25일 이후 아다니 그룹 상장사 7곳의 시가총액 480억달러(약 59조원)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 24일 아다니 그룹이 주가 조작·분식회계에 관여해왔다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기업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 포지션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아다니 그룹 핵심 상장사들의 부채가 과도해 전체 그룹의 재무 기반이 불안정하다면서 7개 상장사의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만큼 기업 기초여건(펀더멘털)과 경쟁사 주가를 고려하면 85%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디니 그룹이 주가조작과 분식회계에 관여해 왔으며 모리셔스 등 역외 조세회피처 소재 사업체를 부적절하게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다니 그룹 법무 책임자인 자틴 자룬드왈라는 전날 증권거래소에 보낸 성명에서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 내용을 악의적으로 해를 끼치는 주장이라고 규정하고 소송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도 아다니 그룹이 이날 채권투자자들을 상대로 가진 전화 회의(콘퍼런스콜)에서 '공매도 투자자의 근거 없는 믿음'이란 18쪽 분량의 대응자료를 공개하면서 힌덴버그 리서치 보고서는 허위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아다니 그룹은 이 자리에서 9개 계열사 가운데 8개가 6대 회계법인 가운데 하나로부터 회계감사를 받고 있다면서 분식회계 의혹은 기본적으로 사실이 결여된 주장이라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콘퍼런스콜은 바클리스와 도이체방크, 미쓰비시UFJ파이낸셜 그룹, 스탠다드차타드가 주선했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콘퍼런스콜 시작 직후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아다니 그룹이 제기된 문제에 대해 단 하나도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송 위협에 대해서도 환영한다면서 보고서 내용에 어떤 문제도 없으며 소송을 해도 얻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문제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공매도 공격으로 유명해진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도 힌덴버그 리서치 보고서가 매우 신뢰할만하며 매우 면밀한 조사를 거쳐 나온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애크먼은 지난 2012년 세계적인 건강보조식품 업체 허벌라이프를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공매도를 벌여 유명해졌다.
사안이 심각해지자 인도 금융감독당국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당국이 힌덴버그의 보고서를 살펴보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아다니 그룹의 역외자금 조사에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이날부터 25억달러(약 3조800억원) 상당의 자본 조달을 위해 실시하는 인도 역대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한 일반투자자 공모 청약을 받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31일 마감되는 일반투자자 청약을 앞두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정부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아부다비투자청(ADIA) 등 다수의 핵심투자자 모집에 성공했다고 블룸버그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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