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조사…지정학적 리스크·수요 확대 등 요인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국내 주요 수출기업 상당수는 올해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정으로 고전을 예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 상위 1천대 기업(금융권 제외) 중 조사에 응한 15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2.7%가 올해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29일 밝혔다.
응답 기업의 4.7%는 원자재 가격이 '매우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고, 38.0%는 '다소 상승'하겠다고 예측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한 비율은 29.3%, 다소 하락하겠다고 본 기업은 28.0%였다.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28.1%)와 코로나 팬데믹 감소에 따른 수요 확대(28.1%)가 가장 많이 꼽혔다.
미국 긴축 지속에 따른 환율 상승 우려(26.6%), 탄소중립 및 친환경 트렌드에 따른 신규 수요 증가(9.4%), 각국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원자재 확보 부담 증가(4.7%) 등이 뒤를 이었다.
가격 하락 전망 이유로는 세계적 경기침체 예상(54.8%)이 절반을 넘어 가장 많았고 현재 원자재 가격 수준이 너무 높음(28.6%),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9.5%) 등이 지목됐다.
원자재 수급 안정화에 필요한 정책으로는 구매·수입 관련 금융·세제 지원(28.8%)이 가장 시급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어 환율·금리 등 거시경제 지표 안정화(26.1%), 원자재 가격 및 수급 정보 제공(14.4%), 해외자원 개발 등 안정적 원자재 공급 지원(13.2%) 등 순이었다.
올 상반기 공급망 여건은 작년과 유사할 것으로 내다본 기업이 62.7%로 다수였으나 19.3%는 악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작년보다 나아지겠다고 예상한 비율은 18.0%로 악화 전망보다 적었다.
공급망 위험 요소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가 상승 등 원자재 가격 변동(29.2%)과 금리 인상·환율 변동성 등 금융·외환 불안정성(17.2%)을 주로 지목했다.
응답 기업의 13.3%는 공급망 불안 해소를 위해 해외 소재 생산·사업 거점의 국내 복귀(리쇼어링)를 검토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대응 대책으로는 공급처 다양화(37.7%), 전담조직 및 인력 강화(15.4%)를 꼽은 기업이 많았다. 아울러 물류 애로 완화 및 운임 안정화 지원(28.2%), 수급처 다변화를 위한 거래처 정보 제공 및 지원(22.0%),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14.6%) 등 정책 지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공급망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모니터링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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