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日, 한국이 요구한 사죄·배상 응하지 않을 것"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단행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안보 환경이 점차 긴박해지고, 한일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윤석열 정권이 한국을 수출관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요구한 점을 고려해 수출 규제 완화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 이후인 2019년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고, 그해 8월에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바 있다.
다만 산케이는 일본 정부가 징용 배상 문제의 해법을 지켜본 뒤 신중하게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복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본 기업의 사죄와 배상 참여 등 '성의 있는 호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징용 배상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케이는 오는 30일 서울에서 열리는 양국 외교당국의 국장급 협의에서도 일본 당국자가 이러한 견해를 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는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사죄와 배상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국 외교부 당국자도 "징용 해법이 발표되면 당연히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는 해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어 징용 문제 협의 결과에 따라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복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국회에서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참의원 본회의에서 연립 여당인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가 한일관계에 대해 질의하자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여러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해야만 하는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전략 환경을 보면 한일, 한미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국교 정상화 이후 구축해 온 우호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한일관계를 건전하게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의사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3일 정기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도 같은 표현을 통해 한일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 정상이 언제 만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한국은 5월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에 윤 대통령이 일본을 조기 방문하는 것도 선택지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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