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더타임스 "김정은 사망 시 김여정-리설주 경쟁할 것"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위세를 우려하는 부인 리설주 여사를 안심시키기 위해 둘째 딸 김주애를 대외에 공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딸의 손을 잡고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참관하러 나타난 것이 처음에는 후계자에게 왕관을 씌우는 것처럼 비쳤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은 다른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신문은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김주애를 대외에 공개한 것이 동생 김여정 부부장과 부인 리설주 등 김 위원장 인생에 '가장 중요한 두 여성' 사이의 경쟁 구도를 진정시키려는 복잡미묘한 제스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설주 여사가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로서는 전례 없는 공개 행보로 존재감을 보였다면, 김여정 부부장은 '김씨 왕조'의 후손이자 경험이 풍부한 정치인으로서 김정은 위원장의 뒤를 이을 가장 확실한 자격을 갖춘 인물로 꼽힌다.
정해진 승계 원칙이 없는 '김씨 왕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뚜렷한 후계자를 정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사망할 경우 권력 공백을 둘러싸고 두 여성이 순식간에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권력을 장악하고자 김정은 위원장의 가족을 배제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일 것이고, 리설주 여사는 자신과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진욱 한국전략문화연구센터 원장은 더타임스에 "김여정 부부장은 영향력이 강하고 야심만만하며 공격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아내는 이를 기꺼워하지 않으며 바로 이 점이 김 위원장이 딸을 공개한 이유"라고 해석했다.
최 원장은 "김 위원장은 아내를 안심시키고 동생에게는 '이게 내 딸이고 미래 세대'라는 교묘하지만 명확한 메시지를 주고자 딸을 공개한 것이다. 아들을 데리고 나왔다면 (후계자라는 사실이) 지나치게 명백해 김여정으로서는 고통스러웠을 것"이라며 "김주애의 등장과 관련해서는 리설주가 승자고 김여정은 패자이며 이것이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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