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각국 규제 동향 지켜볼 것"…닛케이 "중국 반발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이 네덜란드와 함께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방침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관련 조처가 실행되면 일본 업계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2021년도 일본 반도체 제조장비의 해외 매출액은 2조9천705억 엔(약 28조2천억원)이었으며, 그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중국 매출액은 전체의 33%에 달하는 9천924억 엔(약 9조4천억원)이었다.
세계 5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 일렉트론은 2021년 4월부터 1년간 매출액의 26%를 중국에 의존했고, 반도체 회로와 관련된 기기 중에는 중국의 매출액 점유율이 90%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교도통신은 "세계 반도체 장비 상위 15개 업체 중 7곳이 일본에 있다"며 "중국이 반도체 설비 투자를 강화하면서 일본 업체들의 주요 판매처가 됐다"고 짚었다.
일본 반도체 장비 업체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우리 회사 장비가 수출 통제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중국의 설비 투자 속도가 느려지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과 협상을 진행해 미국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추진하는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동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일본의 이 같은 결정은 공표되지 않고, 실행에는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를 저해하는 물품의 수출을 경제산업상이 관리하는 '외환 및 외국무역법'에 근거해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예상했다.
이어 관리 대상 품목을 추가하려면 관계 법령을 개정해야 해 실제로 수개월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28일 취재진에 "수출 관리는 국제적 협조를 바탕으로 엄격하게 실시한다"며 "각국의 규제 동향을 보면서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일본이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면 중국이 반발해 대항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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