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음모 '종신형' 그라비아노, 유명 작가 사비아노에 "명예훼손"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투옥 중인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섬 출신 마피아 두목이 자신의 이야기를 책에 담은 작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탄 테러 모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주세페 그라비아노는 지난주 '고모라', '오직 용기' 등 마피아 관련 저서를 집필한 유명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사비아노가 지난해 펴낸 '오직 용기'에서 그라비아노의 별명에 대해 부정확하게 설명했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사비아노는 그라비아노가 사람들의 목숨을 쥐락펴락한다는 의미에서 '대자연'이라고 불린다고 저술했는데, 그라비아노 본인은 자신이 매우 이타적인 까닭에 이런 별명이 붙었다는 입장이다.
그라비아노는 이같은 주장과 함께 트렌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해당 책의 모든 사본을 이탈리아 전역의 서점에서 회수할 것을 요청했다.
사비아노는 "그라비아노의 이런 요구는 마피아의 위협이 결코 사그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폭력배들은 누군가 자신들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겁내지 않지만, 자신들이 어떻게 표현되는지에 대해서는 두려워한다"고 꼬집었다.
이탈리아 검찰은 그라비아노의 요청을 거부했으며, 최종 결정은 법원에 달려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라비아노는 30년간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 16일 전격 체포된 시칠리아 섬의 마피아 조직 '코사 노스트라'의 두목 메시나 데나로와 함께 1993년 밀라노, 로마, 피렌체 등지에 폭탄 테러 음모를 꾸몄던 인물이다.
작가 사비아노는 2006년 출판된 '고모라'에서 나폴리에서 활개를 치는 마피아 조직 '카모라'를 파헤친 이후 살해 위협에 시달리며 경찰의 보호 아래 생활하고 있다.
사비아노는 지난해 펴낸 신작 '오직 용기'에서는 마피아 관련 수사를 지휘하다 1992년 살해된 조반니 팔코네 판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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