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급한 중국, 농민공에 "도시 복지혜택 확대"

입력 2023-01-30 08:58  

경제성장 급한 중국, 농민공에 "도시 복지혜택 확대"
홍콩매체 "후커우 완전 폐지시 경제 성장에 상당한 영향"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경제성장률 추락과 61년만의 인구 감소 속에서 농민공(도시에서 일하는 농촌 호적 근로자)들의 도시 복지 혜택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를 통해 경제 활동을 활성화하고 빈곤 완화 드라이브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9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재정부, 중국인민은행 등 10여개 기관은 공동 통지문을 통해 재정착 지역의 여건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더 많은 사람이 도시 복지 혜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들은 "우리는 농촌 사람들이 더 쉽게 도시 후커우(戶口·호적)를 받도록 할 것"이라며 "(도시) 주거 허가는 고향에서의 합법적 이익이 보호되는 가운데 사람들이 도시에서 공공 서비스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주를 장려하기 위해 중소 도시에서 일자리 전망과 생활 여건을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농민공은 2억9천560만 명이며, 그중 58%는 취업을 위해 고향을 떠났다.
중국은 그간 농촌 지역, 외딴 빈곤 지역 사람들이 더 큰 지역이나 도시로 이동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독려해왔고, 이들은 지난 수십년 간 '세계의 공장' 중국을 떠받치는 기둥이 됐다.
후커우는 일종의 '신분'이자, 인구의 이동을 엄격히 통제하는 수단이다.
중소 도시에서는 대체로 농민공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지만, 베이징과 상하이 등 인구 억제 정책을 펴 온 대도시에서는 여전히 후커우 신청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후커우가 없으면 현지에서 주택을 살 수 없고 의료와 양로, 교육, 양육 등 사회보장 혜택도 누리지 못한다.
농민공들은 도시에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하며 중국 경제 발전과 소비를 견인했지만, 현지 후커우가 없어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16∼2020년 중국 정부는 재정착 프로그램을 위해 6천억 위안(약 110조 원)을 쓰면서 약 960만 명을 이주시키고 22개 성에 걸쳐 266만 채의 주택을 건설했다.
그 결과 도시에 거주하거나 일하는 사람의 비율인 도시화율은 10년 전 53.1%에서 지난해 65.22%로 상승했다.
그러나 2020년 도시 후커우 보유 비율은 45.4%에 그친다.
SCMP는 "중국의 인구가 감소하고 도시화율이 둔화하는 가운데 복지 혜택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제로 코로나' 충격에 작년 경제성장률이 3.0%에 그치며 목표치를 크게 밑돈 중국은 올해 경제 반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홍콩중문대 테렌스 충 교수는 "서비스 분야가 대세인 시대에 노동력의 이동성이 커지면 생산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후커우가 완전히 폐지된다면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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