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둔화 흐름…12월 산업생산, 2년8개월 만에 최대 감소
서비스업 생산 4개월째 줄어…"12월 지표 전반적으로 부진"
(세종=연합뉴스) 곽민서 김다혜 박원희 기자 = 지난해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늘며 2년 연속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12월 생산은 3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투자도 7% 넘게 줄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작년 전(全)산업 생산지수(원지수, 농림어업 제외)는 116.4(2015년=100)로 전년보다 3.3%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이 1.4%, 서비스업 생산이 4.8% 각각 늘었다.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10.6%), 자동차(9.8%) 등을 중심으로 1.3% 늘었으나 전년(7.6%)보다는 증가율이 둔화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업(19.2%), 예술·스포츠·여가업(27.0%), 운수창고업(8.6%) 등에서 크게 늘면서 4.8%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코로나19 위기가 닥쳤던 2020년 2.0% 감소했으나 2021년 4.4% 증가로 전환했고 일상 회복이 이뤄진 지난해 회복세를 이어갔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119.8(2015년=100)로 전년보다 0.2% 늘었다.
내구재 판매가 2.9% 줄었으나 준내구재(2.3%), 비내구재(0.9%) 판매가 늘었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4.5%)와 면세점(-7.3%) 소비가 줄고 백화점(8.0%)은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늘면서 3.3%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토목에서 줄었으나 건축 공사 실적이 늘어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해 연간 생산, 소비, 투자는 2021년에 이어 2년째 일제히 늘었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둔화 흐름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2020년 4월(-1.8%) 이후 32개월 만의 최대폭 감소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7월(-0.2%), 8월(-0.1%), 9월(-0.4%), 10월(-1.5%) 4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11월(0.4%) 소폭 반등했으나 12월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제조업(-3.5%)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2.9% 줄었다.
반도체(4.9%), 1차금속(3.1%) 생산이 전월보다 늘었으나 자동차(-9.5%), 전자부품(-13.1%) 등은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2분기 이후 감소 폭이 늘어 12월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자동차와 전자부품은 글로벌 경기 악화, 모바일 수요 감소 등으로 완성차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생산이 줄어 광공업 생산 감소 폭이 컸다"고 말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3%로 2020년 7월(70.1%) 이후 2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0.2%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0년 6∼9월 이후 12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코로나19 일상 회복으로 대면 소비가 확대되면서 회복세를 보였으나 물가 상승, 고금리로 구매력이 위축되면서 다시 감소하는 모습이다.
그나마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4% 늘었지만, 추운 날씨에 따른 의류 판매 증가, 대규모 할인행사에 따른 화장품 판매 증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설비투자는 7.1% 급감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9로 0.9포인트(p) 하락했다.
하락 폭은 2020년 4월(-1.2포인트)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8.5로 0.5포인트 내렸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7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했다.
김 심의관은 "12월에 소매 판매가 증가했지만 전산업생산과 건설, 설비투자 부분이 감소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연간으로는 산업생산, 소매 판매, 설비투자, 건설 등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부문별로 보면 증가 폭이 둔화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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