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럽에서 동북아로 나토 확장하려는 美 시도로 간주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의 방한(29∼30일)을 계기로 한 한국과 나토의 협력 강화를 고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가 유럽 방어라는 당초 설립 취지를 넘어 아시아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한국이 그런 노력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인식 하에 정부와 관영 매체가 연이어 한국과 나토 측에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방한 중 행한 강연에서 중국이 가치와 이해관계, 안보상 도전이 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은 세계의 협력 파트너이지, 도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마오 대변인은 "나토가 전통적인 방어 지역을 계속 돌파하면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군사·안보 관계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나토는 냉전적 사고 방식과 진영 간 대결 개념을 버리고 유럽과 세계의 안보와 안정을 위해 이익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지역 국가들이 아시아·태평양 협력의 정도(正道)를 굳게 지키고, 세계 평화·안정, 발전 및 번영을 유지하고 촉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며 나토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을 견제했다.
관영 매체는 미국이 나토의 유럽 동맹국들과 핵무기 사용에 대해 조율하는 시스템인 이른바 '나토식 핵공유'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고도로 경계하는 양상이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방한 기간 '나토식 핵공유' 문제가 공개적으로 논의되지 않았음에도 일부 관영 매체는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방한기간 북한 핵무기 개발에 대한 정보 공유를 거론한 사실에 주목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나토가 한국에 준 것은 핵 미끼'라는 제목의 31일자 사설에서 나토가 북핵 관련 정보 교류를 미끼로 나토의 영향력을 동북아까지 확장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그러면서 "오늘날 한국의 국가 안정과 경제 발전은 한반도 정세가 장기적으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느냐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며 "나토가 가져올 핵 미끼는 외부 환경의 안전과 안정을 추구하는 한국에 절대적으로 양약이 아닌 독약"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별도 기사에서 "중국 분석가들은 미국과 나토가 이미 유럽의 군사적 충돌로 이어진 '블록 대 블록 대결'을 아시아에 이식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미국은 위험한 '냉전 사고방식'을 확산시킴으로써 역내 동맹국들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고 지역 통합과 경제 회복을 교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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