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증권가는 1일 예상 밖에 찾아왔던 연초 랠리 분위기가 이달에도 이어지겠지만 환율이나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등의 영향을 받으며 속도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요 증권사들의 2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는 대략 2,250∼2,580 수준이다.
김형렬 교보증권[030610] 리서치센터장은 "1월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정점 통과,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기조 완화, 금리 인상 중단 시점 근접 기대감 등으로 단기 랠리를 시현했다"며 "외국인의 귀환도 코스피 회복에 도움을 줬다"고 봤다.
그는 "2월 주식시장은 이런 연초 랠리 기세에 편승하는 분위기가 강할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전환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이 주가 회복의 동력이 될 걸로 내다봤다.
다만 김 센터장은 "달러화 약세 전환이 너무 빠르게 전개된 점과 선진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이 빠르지 않다는 점은 (코스피 상승의) 속도 조절의 이유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보증권이 제시한 2월 코스피 등락 범위는 2,350∼2,550 수준이다.
KB증권도 현재 시장 내 우려들이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나 다소 과장됐다며 2월은 약세장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드는 시기라고 낙관했다.
이은택 연구원은 "현재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미 연준의 긴축정책 고집, 물가하락 경로의 잡음 등이 때때로 주가 반등을 제약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런 요인들이 새로운 약세장의 시작이 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증시는 약세장이 마무리되는 국면"이라고 해석하면서 "2월에는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의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KB증권은 2월 코스피가 2,300∼2,560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039490] 역시 2월은 시장의 기대가 현실로 바뀌는 과정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증권사의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는 2,250∼2,550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작년 12월 미 연준의 긴축, 경기침체와 같은 거시경제적 측면의 불안감과 수급 불안 등으로 코스피의 바닥을 시험했던 주식시장은 새해 들어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약화는 당연하고 경기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연준이 더 긴축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데다 경기침체 등 올해 잠재적인 악재들은 이미 예견된 것들"이라며 "더는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심리가 시장에 있다"고 봤다.
다만 "그간의 기대와 불안이 실체화하는 국면 속에 지난달 주가 반등이 유독 거셌던 성장주와 대형주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연초 증시 불안 요인 중 하나였던 기업들의 실적 불안도 마무리 국면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이익 하향 조정의 끝자락을 향해 가는 중이며 한국의 반도체 이익 하향 조정도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판단, 2월 코스피 등락 범위를 2,330∼2,580으로 제시했다.
연초 랠리의 주역인 외국인 매수세의 '강도'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수 경기 회복 기대는 결국 달러 대비 위안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원화 강세로도 연결될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지분율은 여전히 낮아, 외국인의 추가 순매수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등 신흥국에 대한 자금 유입 추세는 지속할 가능성이 크지만, 강도 면에서는 이달 중 템포 조절에 나설 수 있다"며 "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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