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라잉 최고사령관 "테러 지속…특수 상황 끝나지 않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이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해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통치 체제를 이어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일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와 외신에 따르면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전날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가가 지속해서 시민방위군(PDF)의 '테러'를 겪고 있어 국가가 여전히 특수한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PDF는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의 군사 조직으로, 군정을 상대로 무장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고, 반대 세력을 유혈 탄압하고 있다.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쿠데타 직후 군정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는 최장 2년이며, 이후 6개월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 때문에 쿠데타 2년인 이날 비상사태가 종료되면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측근인 민 스웨 대통령 대행에게 권력을 넘긴 뒤 총선 전까지 막후 통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군정은 국가가 비정상적인 비상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이는 비상사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군정은 최근 반군부 진영 정당의 총선 참여를 사실상 차단하는 새 선거법을 제정하는 등 총선을 통한 장기집권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서방국들은 쿠데타 2년을 맞아 미얀마 군정에 대한 추가 제대를 단행했다.
미국 정부는 미얀마 연방선거관리위원회(UEC)와 에너지 기업 등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미얀마 군부의 핵심 자금 출처로 지목된 미얀마석유가스공사(MOGE)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군부의 자금 및 무기 조달 등과 관련된 기관 3곳과 개인 6명이 제재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관위는 심각한 결함이 있는 선거를 추진 중"이라며 "반대 세력을 잔혹하게 탄압하는 군정이 계획한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것이 미국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도 전날 "미얀마 국민들이 정치적 권리를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전제되지 않는 한 선거는 불안정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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