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국이 핵군축협정 기초 파괴했지만 협정 여전히 중요"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미국이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로켓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크라이나도 이 같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는 장거리 무기 지원이 분쟁을 격화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날 트위터에서 "전쟁 단계마다 특정 무기가 필요하다. 점령지에서 러시아 예비군의 증가에 따라 우크라이나 및 협력국은 특정한 요구사항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은 전차 연합이 결성됐다. 두 번째로는 장거리 미사일과 전투기에 대한 논의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장거리 로켓을 포함한 미국의 군사 지원 패키지가 분쟁을 격화하겠지만 결과를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현재로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올리비아 돌턴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이날 뉴욕으로 이동하는 비행기 내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전투기 지원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무기와 안보 지원을 실시하고 있으며 조만간 추가 지원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미국이 22억 달러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사거리가 150㎞인 '지상발사 소직경 폭탄'(GLSDB) 시스템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에 사용되는 포탄을 사거리 80㎞ 정도로 제한했으며, 확전을 우려해 그 이상 사거리의 무기 지원에 대해선 언급을 꺼려왔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양국 간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의 법적 기초를 파괴했다고 비난하고, 현재 상황과 무관하게 해당 협정은 러시아에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이 골자다.
조약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가 연장 협상은 답보 상태였으며, 지난해 11월 말 조약 이행을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회의 전날 연기를 통보했다.
전날 미 국무부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8월 러시아가 뉴스타트에 따른 핵 사찰 요구를 거부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주도하는 미국에 대한 불만이 이유일 것이라고 밝혔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