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잉글랜드은행(BOE)의 잇따른 금리 결정을 앞두고 각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가 바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미 연준은 1일(현지시간), ECB와 BOE는 2일 각각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 연준이 ECB보다 금리 인상폭이 가팔랐지만, 이번에는 0.25%포인트(P)로 속도를 늦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CB와 BOE는 이번에 금리 인상폭을 0.5%P로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프레데릭 뒤크로제 피크테트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 차이퉁(FAZ)에 "ECB는 이번에 0.5%포인트 인상밖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크리스티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연초 독일 증권거래소 개장식에서 금리 인상은 계속돼야 한다고 명백하게 밝혔다. 요아힘 나겔 독일연방은행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다만 ECB 통화정책 이사회에서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FAZ는 전했다.
마르코 바그너 코메르츠방크 ECB전문 연구위원은 "ECB는 12월 금리인상 속도를 0.75%P에서 0.5%P로 낮추면서 앞으로 통화정책 이사회에서 뚜렷한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는 중요한 단서를 달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ECB가 오는 2일 추후 통화정책 이사회에서 앞으로 금리인상 경로에 대해 어떤 전망을 할지 주목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로 26명의 ECB 통화정책이사회 이사 중 9명이 오는 3월 통화정책이사회에서도 0.5%P 인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FAZ는 전했다.
야리 스텐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ECB가 2월과 3월 모두 기준금리를 각각 0.5%P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5월에 0.25%P 인상 후 당분간 인상행보를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다.
ECB가 금리를 어디까지 인상할 수 있을지는 논란이 되고 있다. ECB의 기준금리는 2.5%,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2.0%, 2.75%다.
금융시장에서는 하반기에 ECB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동시에 ECB가 금리인상을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폴커 슈미트 에테네아 펀드매니저는 "수신금리를 2~3%로 올리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면서 "4~6%가 목표가 돼야 하고, ECB의 조속한 자산축소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카르스텐 유니우스 J.사프라 사라신은행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이번주 미 연준을 추월해, 현재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가장 강력히 싸우는 중앙은행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ECB는 여전히 인플레이션과 전쟁중에 있지만, 연준은 서서히 휴전을 준비해도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석달 연속 둔화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1월 유로존 소비자물가는 1년전 대비 8.5% 상승했다. 작년 10월 전년 동월 대비 10.6%로 정점을 찍은 이후 11월 10.1%로 주춤한 데 이어 12월 9.2%, 올해 1월 8.5% 등으로 상승 폭이 축소되고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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