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 협력 의혹도"…접경국 아프간 "괜히 우리 비난 말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 경찰이 지난달 30일 101명의 목숨을 앗아간 페샤와르 모스크(이슬람사원) 자살폭탄 테러와 관련해 용의자 23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AFP통신 등 외신과 현지 매체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키스탄 카이버·파크툰크와주의 한 경찰 간부는 AFP통신에 주도 페샤와르와 아프가니스탄 국경 지대 등지에서 2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폭발물이 어떻게 모스크로 반입됐는지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테러 용의자와 조력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일당은 파키스탄 외부와도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는 페샤와르에서 치안이 가장 엄격한 경찰단지 내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보안에 심각한 구멍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경찰 통제선 보안 담당자 등 내부자의 도움이 없이는 자폭범과 폭발물이 여러 검문을 쉽게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폭범은 손님 자격으로 모스크에 진입했으며 10∼12㎏에 달하는 폭발물은 그에 앞서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즈 칸 페샤와르 경찰청장은 로이터통신에 경찰 내부자의 협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공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모아잠 자 안사리 주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폭범이 공격 당시 경찰 유니폼과 헬멧을 착용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안사리 청장은 "자폭범이 경찰복을 입은 상태라 근무자들이 그를 체크하지 않았다"며 보안상의 과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폭범 홀로 공격을 계획한 것은 아니라며 "그의 뒤에 네트워크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테러의 배후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테러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파키스탄 탈레반(TTP)의 간부가 배후를 자처했지만 곧이어 TTP의 대변인이 자신들은 이번 공격과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최근 파키스탄에서는 TTP를 비롯해 발루치스탄해방군(BLA),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세력이 주도하는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
특히 TTP와 IS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을 넘나들며 테러를 일삼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1년 8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한 후 아프간을 근거지로 한 테러 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파키스탄은 아프간 국경에 펜스를 설치하고, 탈레반 정부에는 테러 근절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미르 칸 무타키 아프간 외교부 장관 대행은 이날 "아프간은 테러리즘의 중심이 아니다"라며 "서로를 비난하지 말고 평화로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