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항공편 정상화 제안…양안, 모처럼 유화 신호 교환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강경한 대만 독립 성향으로 평가받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모처럼 중국과의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
2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에서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주최로 열린 '2023 대륙(중국)-대만 기업 춘제(春節·설) 활동'에서 대만 측 소통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이어 이성, 평등, 상호 존중 하에서 "베이징 당국(중국 정부)과 대화를 전개해 쌍방이 수용 가능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길을 함께 모색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이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양안(중국과 대만)의 공동 책임이며, 모든 사람의 공통된 기대"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건전하고 질서 있는 교류를 추동하는 것은 양안의 평화적인 발전을 수호하는 중요한 기반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해기회는 중국과의 공식적 대화와 교류를 진행하는 대만측 기관이다.
차이 총통의 이번 발언은 '원론적 입장'으로 볼 수도 있지만 중국이 양안 교류의 인프라인 항공편 정상화를 제안한 데 호응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앞서 중국 측 중국항공운수협회(CATA)는 최근 대만 당국에 보낸 서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대폭 축소된 중국-대만 간 항공 노선을 복구하자고 제안했다고 중국 정부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이 1일 밝혔다.
관측통들은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올해 봄철 대만 방문 추진과 미국 의회의 각종 친 대만 입법 추진 등 대만과 관련해 인화력 있는 이슈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단기간 안에 의미있는 양안 당국간 대화가 재개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한동안 미국, 대만과 각을 세웠던 때와 비교하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기류에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올해 '경제 중시' 기조에 입각해 미국, 유럽 등에 잇달아 유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대서방 관계 개선과 결부된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관리 모드'를 가동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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