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서 기자회견…"우크라 반부패 구체적 결과에 마음 놓여"
젤렌스키 "제재 더 강화해야"…러 재집결 맞서 장거리무기 지원요청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전쟁 1주년이 되는 2월 24일까지 10번째 제재 패키지를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주요 7개국(G7)과 함께 러시아산 석유 제품에 대한 추가 가격상한제를 도입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국, EU 등 27개국은 러시아의 전비 충당을 차단하고 유가를 안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5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도입했으며, 오는 5일부터는 원유뿐만 아니라 석유 제품에도 가격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기존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를 침식하고, 한 세대 전으로 되돌리고 있다"며 원유 가격상한제만으로 러시아가 입는 손실이 매일 1억6천만 유로(약 2천15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가 추진 중인 반부패 정책에 대해서는 "반부패 기구가 경계 태세를 갖추고 효율적으로 부패 사건을 적발하는 것을 확인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패와의 싸움이 구체적 결과를 가져오고 더욱 강화되도록 정치적 차원에서 신속하게 대응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공동 시장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EU 공동 가스 조달 시스템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대해 논의했다"며 "현재 EU의 제재가 다소 둔화했으며 더 강화돼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러시아가 병력을 재집결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과 자유세계에 복수하기 위한 것"이라며 장거리 무기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이번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키이우 방문은 3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회담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화 방안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트위터에서 EU 회원국에서 실시하는 우크라이나군 훈련 규모를 기존 1만5천 명에서 3만 명으로 늘리고 지뢰 제거를 위해 2천500만 유로(약 337억 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 직후인 2월 28일 EU 가입을 신청했고, EU는 6월 23일 우크라이나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기로 했다.
다만, EU 정식 가입은 실제 협상과 승인 등 절차에 수 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가장 최근인 2013년 EU에 가입한 크로아티아는 신청 이후 가입까지 10년가량이 걸렸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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