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설명회·MWC 기조연설 등 진행…"회사 대표로서 경영 활동 진행"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연임에 도전 중인 구현모 KT[030200] 대표가 향후 기업 설명회 등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일각의 설을 불식하고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 예정인 것으로 5일 전해졌다.
최대 주주가 연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외부 일정 참석 시 이와 관련한 입장 등 다소 부담스러운 질문을 받을 수도 있지만, 구 대표는 경영 활동의 연속성 일환으로 예정된 일정은 흔들림 없이 소화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오는 9일 열리는 KT의 '코퍼러트 데이'(corporate day)에 참석해 회사 실적과 사업 방향 등을 설명한다.
그간 비공개로 진행돼온 이 행사는 기관 투자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 사업 계획 등을 공유하는 자리로, 실적 발표 직후 열리는 콘퍼런스 콜과는 별개로 진행된다.
일각에서는 구 대표가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 등으로 연임 가도에 장애물을 만난 만큼 이 행사에 불참할 수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특히 회사 실적보다는 연임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구 대표는 코퍼러트 데이에 모두 참석해온 만큼 이번에도 예정대로 행사에 참석할 방침이라고 한다. 특히 KT가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지난해 호실적을 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회사 성과와 재무 상태를 직접 알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KT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5% 증가한 1조7천329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KT는 코퍼러트 데이와 같은 날 2022년도 실적을 발표하지만, 발표 직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콘퍼런스 콜은 열지 않고 보도자료 배포로 대체할 예정이다. KT가 실적 관련 콘퍼런스 콜 일정을 진행하지 않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구 대표는 또 이달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도 참석해 기업 간 협력과 관련한 '협업을 위한 시간인가'(Is it time for Co-Creation)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MWC에는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이사회 멤버로 참석하는 것이지만, 언론으로부터 연임 관련 질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달 외국 기업인 중에서는 처음으로 몽골 국가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위촉되기도 했다.
KT 측에서는 구 대표의 이러한 행보가 회사 대표로서 경영 활동을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추천하기로 의결했지만,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주주명부 폐쇄일(지난해 12월 27일) 기준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0.13%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KT 이사회 발표가 난 지 약 3시간 만에 보도자료를 내고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구 대표의 연임 여부는 다음 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결정될 전망이다. 정기 주총 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KT는 통상 3월 마지막 주에 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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