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성향' 두테르테 대통령 재임시 중단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공동 해상 순찰을 재개하기로 했다.
4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양국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필리핀을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장관과 칼리토 갈베즈 장관이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남중국해에서 해상 순찰을 다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필리핀 정부 고위 관계자도 "향후 순찰 구역을 비롯해 시행 방법과 횟수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외에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는 곳이다.
지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선 안쪽 90%가 자국 영해라고 고집하는 중국의 주장을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함정을 배치하는 등 수시로 무력 시위를 벌여왔다.
이와 함께 오스틴 장관은 필리핀 현지에서 2일 갈베즈 장관과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필리핀 군기지 4곳의 사용권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합의했다.
양국은 지난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뒤 70년 넘게 동맹을 유지하고 있다.
이어 2014년에는 인도주의적 목적이나 해상안보를 위해 미군 항공기·군함을 필리핀 내 기지 5곳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EDCA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필리핀 내 4곳의 공군기지와 1곳의 육군기지에 병력을 순환 배치해왔다.
그러나 '친중' 성향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16년 취임한 뒤 동맹 관계를 훼손하는 정책 기조를 견지하면서 양국 관계는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따라 양국의 남중국해 공동 순찰도 두테르테 재임 기간에 중단됐었다.
반면 후임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30일 취임 직후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표방하면서도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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