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러군 1만5천명 추가 투입…부흘레다르·자포리자 표적"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러시아가 동부 전선에서 동시다발 공세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군 재편 작업에 돌입했으며 최소 5개 전선에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9월 예비군 동원령으로 확보한 병력을 점령 지역에 집중 투입해 동부 및 남부 전선 돌파를 본격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페트로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망명 시장 보좌관은 이날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등에 병력 1만∼1만5천명을 추가 투입해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드류셴코 보좌관은 "(러시아가) 공격 지속을 위해 예비군 병력을 적극적으로 보강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마리우폴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은 다음 공세의 주요 표적으로 도네츠크주 부흘레다르와 자포리자주 자포리자를 지목했다.
그중 부흘레다르는 도네츠크 동부 전선과 자포리자 남부 전선이 교차하는 지역으로 러시아가 오랜 전부터 노려온 곳이다.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유일한 철로와 가까이 있어 러시아 보급로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지리적 우위를 제공해왔다.
우크라이나 언론인 이반 야코비나는 뉴욕타임스(NYT)에 러시아가 해당 철로를 장악하기 위해선 부흘레다르를 점령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부흘레다르를 통해) 최전선에서 이어지는 광범위한 보급로를 확보하고 대규모 병력을 빠르게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크심 베르보우스키 부흘레다르 부시장은 3일 현지 매체에 "(러시아는) 도시를 두 방향에서 포위하려 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 전진해오기도 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그들을 격퇴했다"고 말했다.
주민 1만5천 명이 거주하던 부흘레다르에는 현재 어린이 3명을 포함한 약 500명의 주민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최전선의 격전지로 꼽히는 바흐무트에서는 러시아군이 3개 방향에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바흐무트 전투에 투입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도로 위 모든 차량을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흐무트에 파견된 지원단체에 따르면 지난 2일에는 미국 출신 의료봉사자 페트 리드가 이동 중에 러시아군 공격에 노출돼 사망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바흐무트 공세를 여러 차례 격퇴했다고 주장했으나 이후에도 러시아의 공세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 러시아의 대규모 공세를 앞둔 상황에서 동부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상당히 어렵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는 유럽 동맹국들이 약속한 서방의 주력 전차 인도를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도 러시아의 공격으로 주요 발전소가 피해를 보며 도시 전체가 정전됐다. 현재는 전력의 3분의 1이 복구된 상황이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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