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손원평 등 대만 독자들과 대화…한국관서 책 305종 전시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도서전이 3년 만에 다시 열려 너무 기쁩니다. 고등학교 3학년을 앞둔 수험생 입장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한 한국 작가와의 뜻밖의 만남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대만 고교 2학년인 여학생 2명은 지난 3일 대만 북부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제31회 국제도서전의 한국관을 관람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이들 학생은 이날 한국관에서 진행된 곽아람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마치고 공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서전을 방문한 이들은 대만 당국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초롱초롱한 눈빛에서 3년 만에 열린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에 대한 큰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아울러 4일에는 소설가 김연수, 손원평의 대만 독자들과 만남이 진행됐다.
대만에서는 김연수의 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과 손원평의 소설 '서른의 반격' 등이 번역돼 소개된 바 있다.
손원평 작가는 대표작 중 하나인 아몬드와 관련해 대만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만에서 출판된 아몬드의 표지가 다르지만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김연수 작가도 자신과 타이베이와의 인연을 언급하면서 집필 과정에서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대만 독자들과 함께 나눴다.
그는 2009년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출연한 것과 관련해 "친분 때문에 출연한 것이 아니라 엄격한 오디션과 카메라 테스트를 거쳤다"고 말하는 등 청중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한국관에서 만난 이루리 세종사이버대학교 문화창작과 교수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타이베이 국제도서전과 비교하면 영미 출판업계의 참가가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행사 규모가 줄어든 것이 조금은 아쉽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교수는 도서전에 참석한 대만 독자들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서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대만인의 문화 욕구는 세계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국 그림책의 수준이 높아서 대만 시민과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구매율이 높다고 전하면서 그림책을 읽고 자란 시각 예술 세대가 독서계의 주류 세대로 점차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관계자는 이번 도서전의 한국관(171㎡)에는 13개 출판사가 직원을 파견했고, 49개 출판사가 305종의 책을 위탁 전시했다고 말했다.
출협 관계자는 다음 달에는 볼로냐 아동도서전, 10월에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가해 한국관을 운영할 계획이며 6월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비인간'을 주제로 서울 국제도서전이 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제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해 자신이 매우 기대하는 행사라면서 올해 이곳에서 예전처럼 진행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의 방역 관련 국경 봉쇄가 해제돼 올해는 32개국 200여 명의 작가 등이 참가했다고 소개하면서 도서전은 대만과 각국이 문화를 교류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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