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군부, 러 와그너 그룹과 인권침해 저질러" 유엔 안보리 회의 직후 통보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지난 2020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서아프리카 말리 군부가 자국에 주둔 중인 유엔평화유지군(MINUSMA) 인권 대표에 대해 48시간 이내에 떠나라고 통보했다고 AF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말리 군부 대변인인 압둘라예 마이가 대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말리 외교부는 기욤 응게파 아토노독 안달리 MINUSMA 인권 대표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선언했다"고 밝혔다.
마이가 대령은 "이번 조치는 안달리 대표가 말리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전복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안달리 대표는 말리 정권과 국가 기관을 무시하고 말리 사회의 대표를 스스로 정하려고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달리 대표의 이러한 태도는 말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최근 보고서를 통해 더욱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달 27일 말리 인권 운동가 아미나타 체이크 디코가 안보리 회의에서 말리의 안보 상황을 비판하면서 군부가 러시아 민간 용병단 와그너 그룹과 함께 인권침해를 저질렀다고 지적한 이후 나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에 유엔 인권이사회 전문가들은 지난달 31일 와그너 그룹이 말리 군대와 함께 전쟁범죄와 인권침해를 저질렀을 가능성에 대한 유엔 차원의 독립적인 조사를 요청했다.
유엔은 말리에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내전으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난민 수십만 명이 발생하는 등 인권 유린이 발생하자 민간인 보호를 위해 2013년 MINUSMA를 말리에 파견했다.
그러나 2020년 8월 쿠데타로 집권한 말리 군부는 유엔 등 국제사회와 계속 마찰을 빚었다.
특히 말리 군부가 말리에서 자행되는 인권침해에 대한 MINUSMA의 조사와 보고서 작성을 방해하자 말리에서 유엔이 임무를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말리 군부와 외교적 마찰을 빚은 프랑스, 코트디부아르를 포함해 독일, 이집트, 스웨덴 등은 말리에 파견한 자국 군대를 철수하거나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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