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6일(현지시간) 규모 7.8 지진이 강타한 튀르키예 가지안테프는 가지안테프 주(州)의 주도이자 튀르키예 남동부 아나톨리아 지역의 중심도시다.
가지안테프 주는 동쪽으로는 유프라테스 강의 지류를 사이에 두고 샨르우르파주, 서쪽으로는 지중해에 인접한 하타이 주, 북쪽은 카흐라만마라쉬 주와 인접해 있으며 남쪽은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가지안테프 시는 샤힌베이와 셰이트카밀 등 두개 구를 합친 광역도시로 인구는 2021년 조사에서 21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튀르키예에서 여섯 번째로 큰 규모다.
이 지역은 시리아와 맞닿아 있어 아랍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시리아계 아랍인들도 다수 거주중이다. 특히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난민이 몰려들면서 접경지인 가지안테프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제조업이 발달해 있으며 대규모 산업단지를 갖춰 주요 수출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수공예가 발달해 카펫, 가죽신 등이 특산품이다. 올리브, 피스타치오 등 농산물의 주요 산지이기도 하며 올리브유로 만든 비누, 와인, 전통 디저트 바클라바도 유명하다.
가지안테프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이 지역의 기업은 튀르키예 전체 산업의 4%, 소규모 업체는 6%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가지안테프는 현존하는 도시 가운데 거주 역사가 가장 오래된 도시로도 꼽힌다.
수메르 문명 시기인 기원전 4천년께 인류가 정착한 흔적이 발견됐고 히타이트 시대에 이미 '한타프'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현재도 '아인탑' 도는 '안탑'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동서양을 잇는 요충지에 자리해 히타이트, 아시리아, 페르시아, 로마, 비잔틴, 아바스, 셀주크튀르크 등 여러 제국·왕조의 지배를 받았다. 그 덕에 현재 도시 안팎에 다양한 시대의 건축물 유적이 남아 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튀르키예 현지 시각으로 6일 새벽 4시 17분께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11분 뒤 6.7 규모의 여진이 덮쳤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2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규모 7.8의 강진은 1939년 12월 27일 북동부 에르진잔주서 발생한 튀르키예 고관측 사상 최대 규모 지진과 동일한 위력이다. 당시 약 3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튀르키예는 알프스-히말라야 지진대에 위치해 있어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국가 중 하나다. 알프스-히말라야 지진대는 아프리카판, 아라비아판, 인도·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경계면으로 이어진 지진대로 튀르키예와 이란 등을 가로지른다.
터키국토의 42%가 지진대에 해당하며, 그 가운데서도 서부 에게해와 마르마라해 일대는 세계적으로 강진 우려가 큰 곳으로 꼽힌다.
가지안테프는 동아나톨리아 단층에 위치해 있지만 북아나톨리아 단층대가 지나는 튀르키예 북서부에 비해 대규모 지진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지진 연구기관이 수년 전부터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지만 발생 예상지는 터키 북동부에서 에게해와 마르마라해 일대로 이어지는 북아나톨리아 단층대 일대였다.
애덤 파스칼 호주 지진연구소 수석과학자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아라비아판과 아나톨리아판의 경계에서 발생한 규모 7 이상 지진은 기록상으로는 이번이 최초"라며 "근처에서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북동쪽으로 250㎞ 떨어진 지점에서 1939년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파스칼 수석과학자는 이번 지진이 특히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발생해 영향을 받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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