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최고 사법기관인 연방 대법원의 학벌주의가 통계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쿨 졸업생들에게 '성공의 보증수표'로 꼽히는 연방 대법원의 재판연구원 중 3분의 2 이상이 하버드와 예일, 스탠퍼드, 컬럼비아, 시카고대 로스쿨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경우 자신의 밑에서 일한 58명의 재판연구원 중 37명이 하버드나 예일대 로스쿨 졸업생이었다.
밴더빌트대 트레이시 조지 교수 등은 지난 1980년부터 2020년까지 40년간 대법원에 채용된 재판연구원 1천426명의 출신교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방 대법원은 매년 3만6천 명에 달하는 로스쿨 졸업생 중에서 36명의 재판연구원을 채용한다.
먼저 졸업한 변호사들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천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셈이다.
논문에 따르면 재판연구원 채용 경쟁에는 로스쿨뿐 아니라 학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연구원의 5분의 1 이상은 로스쿨 입학 이전에 하버드와 예일, 프린스턴대를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 공동 저자인 미투 굴라티 버지니아대 교수는 일부 명문 사립교 출신들이 대법원 재판연구원에 대거 진출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법원 재판연구원은 정부가 채용하는 공직이기 때문에 더욱 공정한 선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은 대법관들도 대부분 명문교 출신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인다.
대법관 9명 중 8명은 하버드나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했고, 6명은 학부 시절 하버드나 예일, 프린스턴대를 다녔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 2009년 '명문대 출신 대법관들이 평범한 시민들을 이해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모든 법관이 명문대를 나온 것은 아니다. 일부는 예일대를 다녔다"고 답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학부와 로스쿨을 모두 하버드대에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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