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이력 논란' 산토스, 2016년 반려견 수술비 모은 뒤 연락 끊어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혈통부터 이력까지 모든 것이 가짜라는 의혹이 제기된 미국 정치인이 유기견 보호 운동으로 조성한 성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공화당 소속 조지 산토스(뉴욕) 연방하원 의원이 선거 공보를 통해 홍보한 동물보호 단체 활동 경력을 검증한 결과 석연치 않은 점들이 다수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선거 과정에서 산토스 의원은 자신이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프렌즈 오브 펫츠 유나이티드'라는 단체를 통해 2천500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을 구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사실과 크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토스 의원이 '프렌즈 오브 펫츠 유나이티드'라는 단체를 앞세워 활동한 사실은 확인이 가능하지만, 성금 유용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산토스 의원은 지난 2016년 이 단체를 앞세워 한 퇴역 군인에게 접근했다.
이 퇴역 군인은 반려견의 종양 제거 수술비 3천 달러를 마련할 수 없어 발을 구르는 상황이었다.
산토스 의원은 이 퇴역 군인과 반려의 사진과 사연을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에 올려 한 달 만에 3천55달러를 모금했다.
그러나 이후 그는 퇴역 군인에게 성금을 건네는 것을 거부했다. 성금은 자신의 동물 보호단체를 위한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퇴역 군인이 키우던 반려견은 2017년 세상을 떴다.
또한 NYT는 산토스 의원이 2017년 뉴욕 브롱크스의 동물보호단체에 접근해 대신 성금을 모금해주겠다고 제안한 뒤 약속한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동물보호라는 취지와 함께 브로드웨이 뮤지컬 티켓과 디너 크루즈선 등 경품을 걸고 한 장에 5달러씩 응모권을 팔면 수천 달러의 성금을 모금할 수 있다는 것이 당초 약속이었다.
그러나 산토스 의원은 이후 400달러만을 이 단체에 전달했다.
이 단체는 NYT에 "산토스가 수천 달러를 모금할 수 없는데도 과장을 한 것인지, 아니면 돈 일부를 유용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산토스 의원은 2017년에 한 수의사가 직접 운영하는 동물보호소 수리비를 마련하겠다면서 고펀드미로 2천165달러를 모금한 뒤 수의사와 연락을 끊었다.
수의사는 "계속 변명만 할 뿐 돈을 주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NYT는 2015년 산토스 의원의 단체가 유기견의 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470달러를 모금하는 등 일부 정상적인 활동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이민자 출신인 산토스 의원은 유대계가 아닌데도 유대계 행세를 했고, 나오지 않은 대학을 졸업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형 은행 근무 경력 등도 허위로 날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의 허위이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뉴욕 지방검찰청이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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