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지나친 커피와 신장질환 사이에 연관이 있는 이유는 카페인의 대사를 지연시키는 CYP1A2 변이유전자와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파도바(Padova) 대학 의대 심장내과 전문의 파올로 팔라티니 교수 연구팀이 '베네치아 고혈압-외래기록 연구' 대상자 1천180명의 7.5년간 추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6일 보도했다.
CYP1A2 변이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커피를 지나치게 마실 경우 신장 기능 장애의 3대 지표인 ▲알부민뇨(albuminuria) ▲사구체 여과율 과다(hyperfiltration) ▲고혈압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CYP1A2 변이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적게 마시는 사람보다 소변에서 지나치게 많은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알부민뇨(albuminuria) 위험이 2.7배, 신장 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는 사구체 여과율 과다 위험이 2.5배, 고혈압 위험이 2.8배 높았다.
다만 섭취하는 카페인의 양이 중요했다. 커피를 하루 3컵(카페인 약 300mg) 이상 마시는 경우에만 신장 기능 장애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미국과 캐나다의 카페인 섭취 지침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400mg을 넘지 말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카페인 대사 속도가 빠른 사람들은 커피 섭취가 신장 기능 장애 3대 지표와 연관이 없었다.
카페인 대사 속도를 늦추는 CYP1A2 변이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비율은 연구 대상자들이나 일반인 모두 약 50%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체내에서 커피가 대사되는 속도가 유전적으로 느린 사람은 커피를 많이 마실 경우 신장 기능 장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또 영양 섭취 권장은 개개인의 유전적 구성에 근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아메드 엘-소헤미 영양학 교수는 카페인 대사가 빠른 사람들은 카페인을 체내에서 효과적으로 배출해 해로운 카페인 축적을 피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커피와 신장질환 사이의 연관성에 관해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결과들이 일관성이 없는 이유는 카페인 대사 속도의 개인 차이 때문일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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