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금융업계가 고물가로 인한 직원의 실질임금 감소를 막고 인재 확보를 위해 임금을 인상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7일 보도했다.
일본 3대 대형 은행 중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올해 4월 입사하는 대졸 신입 사원의 초임을 25만5천 엔(약 240만 원)으로 전년보다 5만 엔(47만 원·24%) 인상할 계획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초임 인상은 2007년 17만4천 엔에서 현 수준으로 오른 뒤 16년 만이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도 내년에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같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검토한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또 대학원 졸업생의 초임도 기존 23만 엔에서 28만 엔으로 5만 엔 올리기로 했다.
신입 사원과 기존 사원 간 임금 역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입사 수년 이내 젊은 층의 임금도 함께 올릴 방침이다.
두 곳과 미쓰비시UFJ은행을 포함한 3대 메가 뱅크는 지난해까지 10년 이상 대졸 신입 사원의 초임을 20만5천 엔으로 유지해 왔다.
영업직원이 많은 생명보험회사도 임금 인상에 동참하고 있다.
다이이치생명보험은 오는 4월부터 영업직원과 내근직 등 총 5만여 명의 임금을 평균 5% 올릴 예정이다.
내근직의 기본급 인상은 1995년 이후 28년 만이다.
니혼생명보험도 영업직원의 임금을 올해 평균 7%가량 올리겠다고 밝혔다.
금융업계가 임금 인상에 나서는 이유는 물가상승이 이어지면서 실질 임금 감소를 막아 직원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일본의 작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소비세율이 인상된 2014년을 제외하면 1991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았다.
또 금융업계가 주력하는 디지털 분야의 전문 인력을 영입하기 위해서도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정기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물가 상승을 넘는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며 재계에 적극적으로 임금을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
대기업을 회원사로 둔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정부 방침에 호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중소기업 대다수는 임금 인상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민간연구소인 일본경제연구센터(JCER)는 올해 일본 기업의 평균 임금 인상률이 2.85%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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