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올해 첫 이사회 열어 관련 안건 상정·의결
월성원전 맥스터 이후 두번째…국내 첫 경수로 건식저장시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부산광역시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지상에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기 위한 경수로 건식저장시설 건설이 추진된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7일 서울 중구 방사선보건원에서 개최한 올해 첫 이사회에서 '고리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 기본계획(안)'을 상정·의결했다.
건식저장시설은 고리원전 부지 내 위치하게 되며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된 금속 용기를 건물 안에 저장할 수 있도록 지어진다.
국내 원전 부지에 경수로 건식저장시설이 건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수로 건식저장시설은 경북 경주 월성원전에서 1992년부터 운영 중인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이 있다.
계획안에 따르면 설계, 인허가, 건설 등에 총 7년의 사업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설은 고리원전의 저장 용량이 포화하기 전인 2030년 운영을 목표로 한다.
이 시설은 정부의 고준위 방폐물 기본계획대로 중간저장시설이 건설되면 사용후핵연료를 지체 없이 반출하는 조건으로 한시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시설에 고리원전이 아닌 다른 지역의 사용후핵연료 반입은 엄격히 금지된다.
시설 용량은 중간저장시설 가동 전까지 필요 최소량인 2천880다발 규모로 건설된다.
한수원은 "가동 중인 원전의 지속 운전으로 전력 공급 안정은 물론, 고리1호기 적기 해체를 위한 사용후핵연료 반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원전 내부의 수조 형태의 습식저장시설에 사용후핵연료를 임시로 보관하고 있으나 순차로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어 추가 저장시설 건설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고리원전의 경우에도 사용후핵연료 저장 수조가 2031년께 가득찰 전망이다.
이에 한수원은 부지 안에 건식저장시설을 지어 중간저장시설이나 영구처분시설이 건립될 때까지 운영하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건식저장시설을 지으면 원전 부지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영구 처분장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 등으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관련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의결할 계획이었으나 지역 주민들과 환경·시민단체,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보류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12월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2차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2차 기본계획은 사용후핵연료를 비롯한 핵 폐기물을 제3의 지역 중간저장시설이나 영구처분시설이 건립될 때까지 원전 부지에 그대로 저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심사와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특별법은 중간저장시설과 최종처분시설에 대한 내용으로, 건식저장시설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면서 "특별법에 중간저장시설과 최종처분시설 완공 연도가 명기되면 건식저장시설이 영구 처분장이라는 일각의 인식이 불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건식저장시설은 세계 33개 원전국가 중 22개국에서 운영해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건식저장시설은 현재까지 사고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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