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곳곳 파손·구호 물자 전달 어려워…"난민들 추위 속 텐트서 고통"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시리아 서북부의 반군 장악 지역은 튀르키예(터키) 강진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이지만, 구조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지 구호단체들은 도로 보수·인명 구조에 쓸 중장비와 부상자를 치료할 의약품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반군 측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은 7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이들리브주(州) 등 반군 장악 지역 도로가 지진으로 상당수 파손됐고, 남은 도로마저 빙판길로 변해 구조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6일 시리아 서북부 지역 곳곳에는 눈·비가 내렸다. 이후 6∼7일 밤사이 기온은 영하 3∼4도까지 떨어졌다.
라에드 알살레 '하얀 헬멧' 대표는 "무너진 건물 잔해를 맨손과 임시로 만든 도구를 이용해 치우고 있다"며 "구조팀의 큰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재앙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반군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른 구호단체 '시리아 긴급 대응팀'(SERT)은 반군 지역의 사르마다 난민 캠프로 통하는 주요 도로가 눈이 내려 폐쇄됐다고 전했다.
이 단체 소속 구조대원 살라마흐 이브라힘은 로이터 통신에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해서 중장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도 지진으로 도로가 손상됐고, 이로 인해 구호 물품 전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언제 복구 작업이 완료되고 물류 문제가 해결될지 아직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구호단체 '시리아 자선군단'은 시리아 북부 지역으로 통하는 확실한 공급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현재 보유 물자는 3∼5일 안에 고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부 도시 이들리브 보건국장은 "대부분의 병원은 수용 한계치를 넘어섰고, 상황은 재앙적"이라면서 "우리에게는 지금 의약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 역시 많은 구조팀과 물자가 광범위한 피해 현장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관측소는 시리아 중·북부 지역에서 72개 도시·마을이 심각한 지진 피해를 보았다고 집계했다.
이 지역 피란민들은 추위 속에 임시 텐트, 종교 시설, 공원에서 지내며, 식수와 전기가 부족해 고통받고 있다고 인권관측소는 전했다.
한편, 정부군 장악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리아 아랍 적신월사는 반군 장악 지역에 구조 자원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유엔의 중재를 촉구했다.
할레드 보바티 시리아 아랍 적신월사 대표는 이날 다마스쿠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시리아인을 구별하지 않는다"면서 "반군이 길을 열어준다면 우리는 구호팀을 보내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이 매몰돼 있으며, 남은 건물도 추가로 붕괴할 위험에 처했다"면서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포크레인, 구급차, 소방차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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