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미국 이어 두번째 규모 병력 보유한 핵심 회원국
가입 현안 둘러싼 튀르키예-스웨덴·핀란드 갈등 해소될지 주목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참사에 국제사회가 잇달아 지원을 자처하고 있는 가운데 튀르키예가 속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각 회원국이 각종 지원을 동원하고 있다.
오아나 룬제스쿠 나토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오후 트위터를 통해 "튀르키예 지진 희생자들을 위해 30개 동맹국의 모든 국기가 조기로 게양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룬제스쿠는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의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30개 회원국 깃발이 조기로 게양돼 펄럭이는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튀르키예는 북대서양 지역에 속하지는 않지만, 냉전 시기 나토의 '전진방위전략'과 소련 위협을 우려한 당시 튀르키예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1952년 나토 일원이 됐다.
나토 30개 회원국 중 미국 다음으로 병력 규모가 큰 핵심 회원국 중 하나다.
다만 2014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부터는 나토 내 서방 회원국들엔 눈엣가시처럼 여겨진 게 사실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경제·군사협력 관계를 확대했고, 작년 초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도 친러 행보로 자국의 경제적·외교적 실리를 챙겼다. '나토 이단아'로 불린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나토가 북유럽의 스웨덴·핀란드를 회원국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과정에서 튀르키예는 또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나토가 새로운 회원국을 맞이하려면 튀르키예를 포함한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수로, 튀르키예는 스웨덴·핀란드로부터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관련자 신병 인도 등을 가입 동의 선결 조건으로 약속받았다.
최근에는 스웨덴에서의 반(反)튀르키예 시위에 발끈하면서 스웨덴에 대해서는 나토 가입 동의 입장을 철회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동반 가입을 희망한 스웨덴·핀란드는 물론, 두 나라 합류로 전선을 확대하려던 나토의 애를 태웠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튀르키예에서 끔찍한 참사가 발생하자 나토 입장에서는 일단 그간의 정치·외교 공방을 뒤로한 채 동맹 연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튀르키예 역시 전날 지진 발생 이후 나토의 재난구호활동 임무를 수행하는 '유럽대서양 재난구호조정센터'(EADRCC)를 통해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튀르키예와 스웨덴 간 갈등도 당분간은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도 유럽연합(EU) 순환의장국인 점을 십분 활용해 EU 내 튀르키예 지원을 주도하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전날 대지진 참사 직후 의장국 직권으로 EU 차원의 재난 위기 대응·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인 통합정치위기대응(IPCR) 회의를 소집해 EU 차원의 튀르키예 및 시리아 지원을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U는 자체 재해대응시스템인 시민보호메커니즘(Civil Protection Mechanism)도 가동해 이날 현재 1천200명의 구조 인력과 70마리의 탐지견을 급파했다.
다만 스웨덴과 핀란드는 '나토 동반 가입'을 희망한다는 기존 입장은 이날도 재확인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에스토니아 방문 계기 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와 대화 재개를 희망하면서 "그들이 (대화할) 준비가 되는 대로, 우리는 대화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핀란드 대통령은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도 자국과 스웨덴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나토 일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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