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우려 혼조…"이용자 유입" vs "황소개구리"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오규진 기자 = 애플이 애플페이 국내 출시를 8일 공식화하자 간편결제 업계들은 시장에 미칠 영향을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규 이용자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애플페이가 황소개구리처럼 생태계 전반을 교란할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뒤섞였다.
간편결제 업체들은 대체로 애플페이의 시장 진입을 관망하고 있다.
카카오페이[377300]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을 경쟁 심화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도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구체적인 대응이나 전략, 이벤트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 "애플페이의 영향력이 어떨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이용자 감소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애플페이 출시에 따라 실물 카드만 쓰던 이용자들이 유입되면서 국내 간편결제 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이용자도 같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있다고 카카오페이나 토스를 사용하지 않는 건 아니지 않나"고 반문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리기 전, 더 신중하게 법적 검토를 거쳐야 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적합한 규제 없이 애플페이가 출시됐을 때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국내 사업자·소비자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는 삼성페이, 구글페이 등 결제 수단을 이용자가 고를 수 있지만, iOS에서는 다른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할 수 없어 애플페이가 독점적 지위를 가진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애플페이의 반독점 이슈가 한국에서 불붙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5월 애플이 경쟁업체들이 비접촉 결제에 사용되는 표준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고 보면서,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예비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 카드사들이 애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선불 교통카드 업체가 NFC 기반으로 대중교통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처럼, 국내에 애플페이가 들어올 때 NFC에 다른 사업자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허용한다면 사용자 편의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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