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수낵 만나고 의회 연설…조종사 헬멧 선물하며 "전투기 달라"
영국 "장기적인 전투기 지원 가능성 살펴볼 것"
(런던·파리=연합뉴스) 최윤정 현혜란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예고 없이 영국을 방문한 뒤 파리로 건너가 독일·프랑스 정상을 만난다.
전쟁 후 유럽행은 처음이고, 해외에 나온 것은 작년 말 미국 방문 이후 두 번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의 총리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회담을 했다.
이날 아침에야 공개된 깜짝 일정이었다.
수낵 총리는 이날 공항까지 직접 나가 영접하며 크게 환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의회에서 연설하며 의원들에게 "자유가 이기고 러시아가 질 것"이라며 "참호에 있는 우리 군인들을 대신해 영국인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고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는 린지 호일 하원의장에게 우크라이나 최고 엘리트 조종사의 헬멧을 선물하고 "전투기는 자유를 위한 날개"라면서 지원을 요청했다.
영국 총리실은 이후 "수낵 총리가 국방장관에게 어떤 전투기를 보낼 수 있을지 살펴보라는 임무를 줬지만, 분명한 건 이건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버킹엄궁으로 이동해 찰스 3세 국왕을 만났다.
이후 파리로 이동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난다고 AFP, dpa 통신이 보도했다. 9일에는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가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로 넘어가 연설을 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영국 총리실은 이번 방문에 맞춰 우크라이나 군 훈련 대상을 전투기 조종사와 해병대로 확대하는 한편, 장거리 무기 등 군사 장비 지원 속도를 높인다고 발표했다.
수낵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올해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결정적인 군사적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의 공격은 어떤 방식으로도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없으며, 그것이 우리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속도를 내고 확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은 훈련을 받으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표준 전투기를 조종할 수 있게 된다.
영국은 지난 6개월간 우크라이나 군 신병 1만명을 훈련했고 올해 추가로 2만명을 계획하고 있다.
영국이 제공하는 주력전차 챌린저2를 다룰 우크라이나 군인들도 조작법을 익히기 위해 지난주 영국에 도착했다.
총리실은 영국이 제공하는 '장거리 능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과 중요 국가 인프라를 겨냥해 공격하는 것을 방해하고 우크라이나 전선의 압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외무부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개인 재산 축적에 기여한 이들과 러시아 전쟁 당국에서 이익을 얻는 기업 등을 추가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제재 대상에는 무인기 등 군 장비를 공급하는 6개 단체와 러시아 정부 고위급의 재산과 권력 유지를 지원하는 금융 네트워크와 관련된 개인 8명, 단체 1곳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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