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필리핀의 안보 능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군용 기자재 등을 공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9일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발표할 문서에 이 내용을 담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각의에서 결정한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에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와 별도로 '군 등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협력 틀을 마련한다'고 명기했다.
우호국의 안보 능력 향상을 위해 사용처가 비군사 분야로 한정되는 ODA와 별도로 방위 장비나 기자재를 제공할 수 있는 지원 제도를 만든 것이다.
이를 위해 2023회계연도 예산안에 20억 엔(약 190억 원)을 계상했으며 새로운 지원 제도 첫 적용 대상이 필리핀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지원 내용과 조건은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된 후 결정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ODA처럼 상대방의 요구를 받는 것뿐 아니라 일본의 안보 환경 강화라는 관점에서 지원 내용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일본을 처음 방문한 마르코스 대통령과 회담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의미를 담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위한 협력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마닐라에서 한 연설에서 "안보와 경제 관계 등에서 일본과 폭넓은 협력을 검토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이 동·남중국해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면서 일본과 필리핀 간 안보 협력은 가속하고 있다.
일본과 필리핀은 작년 4월 도쿄에서 외교·국방(방위) 담당 각료가 참여하는 '2+2' 회의를 처음으로 열고 방위협력을 강화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자위대와 필리핀군의 공동 훈련에 관한 원활화 협정(RAA) 및 물자와 역무를 서로 융통하는 물품·역무 상호제공협정(ACSA)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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