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노인 수천명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의료보조금 삭감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명보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우한시 정부 청사 앞으로 수천 명이 몰려들어 항의하는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이들은 우한시가 최근 노동자의료보험 제도를 개혁하면서 의료 보조금을 월 200위안(약 3만7천 원) 이상에서 수십 위안으로 삭감한다고 하자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는 주로 나이 든 퇴직자들로, 우산을 쓰거나 전동 휠체어를 타고 온 노인들이 도로를 점령한 채 인터내셔널가(국제공산당가)를 부르며 시위를 벌였다. 우한제철소 퇴직자와 다른 국유기업 퇴직자 등이 주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경찰이 현장에 배치된 가운데 노인들은 의료 보조금 삭감으로 아픈 사람들은 진료도 못 받게 됐다며 당국에 의료보험 제도를 원상 복구하라고 요구했다.
명보는 "현재 해당 시위 관련 뉴스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검색할 수 없지만 '우한 의료 보험'이라는 키워드는 최근 정년 연장 논의와 연계돼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한 우한 주민은 명보에 "현재 퇴직자는 월 260위안 이상의 의료 보조금을 받지만 이번 개혁으로 80위안으로 줄게 됐다"며 "그렇게 되면 1년에 2천 위안 이상 덜 수령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3년간 (당국이) 무료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한 대가가 이거냐?"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그들은 항상 인민을 섬긴다고 말하는데 그들이 진짜 섬기는 이는 누구냐?"며 "우한에는 100만 명 이상의 퇴직자가 있고 오늘 이 자리에는 수천 명, 아마 1만 명이 모였다"고 썼다.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단톡방에는 "우한 시장이 답을 주지 않으면 15일에 퇴직자와 퇴역 군인을 위한 의료보험 권리 보호 시위가 열릴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명보는 "중국 사회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사회보장기금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우한시 의료보험국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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