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구호물결 이어지는 가운데 여행 가기엔 망설여져
진앙인 가지안테프와 주요 관광지 거리 멀지만 불안감 있어
예약 취소하자니 수수료가 발목 잡아…여행업계도 난감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강진으로 신음하는 튀르키예에 여행을 예약했던 여행객들이 고민하고 있다.
대한민국 해외 긴급구호대가 급파되는 등 국제사회의 구호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 여행을 그대로 가자니 망설여지는 상황이다. 주요 관광지와는 멀다곤 하지만 동남부에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여행 예약을 취소하려면 높은 수수료가 발목을 잡는 실정이다.
9일 네이버 카페 '유랑' 등 주요 여행자 커뮤니티에는 예정된 튀르키예 여행을 그대로 진행해도 되는지 의견을 묻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카파도키아 투어부터 안탈리아, 데니즐리 방문까지 모두 취소했다"며 "현지인 친구 말로는 (피해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이스탄불도 현재 분위기가 우울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권 취소가 안 된다고 해서 이스탄불 공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불가리아로 갈 생각이다. 계획을 전부 새로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3월 말 튀르키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뉴스를 보니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항공권 취소를 알아보니 취소 수수료가 60만원이라 고민"이라고 했다.
실제로 주요 여행사에도 현지 안전이나 취소 문의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취소 문의가 다소 늘었다"면서 "튀르키예는 애초에 동계 여행객 자체가 많지 않은 만큼 유의미한 취소율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도 "이번 주에 출발하는 단체 취소율이 높지는 않다"면서 "출발일이 가까운 2∼3월 신규예약률이 조금 줄어들고 출발이 좀 남은 4∼6월 예약이 차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행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튀르키예 주요 관광코스는 이스탄불에서 카파도키아까지 이어진다.
이 중 가장 동쪽에 있는 카파도키아와 진앙인 가지안테프는 400㎞ 이상 떨어져 있다.
서울∼부산 간 거리에 준하는 만큼 여행을 진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같은 이유로 취소 수수료도 평상시와 같은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여행사 관계자는 "항공사나 현지 호텔들이 취소 수수료를 별도로 면제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여행사가 선제적으로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는 힘들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외교부가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곳도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동남쪽"이라며 "주요 관광지가 위치한 중서부 지역은 기존과 동일한 1단계 발령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7일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쉬, 말라티야, 아드야만, 오스마니예, 아다나, 하타이 등 동남부 지역 6개 주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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