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이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 수가 자국을 넘어섰다고 발표하자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가 핵 능력 확장을 위한 '중국 위협론' 과장이라고 비난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9일 자국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미국이 '정찰 풍선' 사태를 빌미로 핵무기 확대 및 ICBM 발사 플랫폼 고도화 등을 위한 국방예산 증액 요구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보다 많은 ICBM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은 중국 위협론에 기초한 추측이라고 일축한 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중국보다 더 많은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맞섰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글로벌타임스에 "미국 국방부 자료 따르면 미국은 최소 450개의 사일로(격납고)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것은 엄청난 숫자"라며 "중국의 고정식·이동식 ICBM 발사대가 450개 이상이라고 하는 것은 완벽히 과장된 추측"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군 장교들이 또다시 중국 위협론을 과장하고 있다"며 "그들의 목적은 핵무기를 확장하고 핵전쟁을 위해 더 많은 무기를 확보하기 위한 예산 요구를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하이오급 잠수함을 핵무기를 탑재한 컬럼비아급으로 대체하고, B-2 구형 폭격기를 B-21 전략 폭격기로 교체하기 위한 핑곗거리라고 주장했다.
다른 군사전문가 웨이둥쉬도 "미국의 전략핵 능력은 주로 해상과 공중을 기반으로 한다"며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미국과 중국의 육상 발사대를 비교함으로써 중국 위협론을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익명의 군사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ICBM 발사대를 많이 건설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미국의 전략적 압박에 따른 핵 억지력 강화 조치라며 합법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문가는 "패권 세력과 추종자들이 중국의 국가안보, 주권, 발전이익을 해칠 수 없도록 강력한 핵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의 핵·우주·미사일 전력을 담당하는 전략사령부(USSC)는 7일(현지시간) 연방 상·하원의 군사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의 ICBM 고정식 발사대와 이동식 차량 발사대(TEL) 수가 미국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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