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 속 작아지는 목소리…강진 생존자는 2차 대재앙 직면

입력 2023-02-10 10:53   수정 2023-02-10 13:42

잔해 속 작아지는 목소리…강진 생존자는 2차 대재앙 직면
닷새째 필사적 수색 속 튀르키예· 시리아 사망 2만명대
기적적 생환 소식 일부 있지만 점점 소멸되는 희망
피난처 없는 생존자…강추위 속 물·연료 부족에 생사위기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어느덧 2만1천 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구조 작업에는 속도가 붙지 못해 사망자가 훨씬 더 불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미국 방송 CNN 등에 따르면 현재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지진 사망자는 2만1천 명을 돌파했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 1만7천674명, 시리아에서 3천377명 등 총 2만1천51명이 이번 지진으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양국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부상자는 7만8천 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많은 주민이 건물 잔해에 깔려 있어 구조대는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다국적 구조대가 혼신의 작업을 벌이고 있는 구조 현장에선 간간이 수십 시간 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사람들의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튀르키예 남동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선 8일 오전 무너진 집 폐허 밑에 깔려 있던 여성과 6살 딸이 68시간 만에 구조됐다.
하타이주에선 10세 소녀가 90시간 만에 발견됐다. 이 소녀는 구조되자마자 우유를 찾았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구조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목소리가 나온다.
극적인 구조 소식에 환호성이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인 구조 작업에 속도가 붙지 못하고 날씨까지 영하로 떨어져 시간이 갈수록 폐허 속에서 산 사람들이 발견될 것이라는 희망이 줄어들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시리아에는 지진 피해를 겪은 북부 반군 점령지역에 유엔의 구호 물품이 도착했다. 임시 천막 등 구호품을 실은 유엔 트럭 6대가 이날 튀르키예를 거쳐 바브 알하와 육로를 통해 시리아 북부지역으로 진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직접 시리아 방문에 나섰지만, 악천후와 지진으로 인한 도로 등 기간시설 파괴 등으로 현지 구조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진에서 목숨을 건진 주민들도 집을 잃고 길거리에서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WHO는 튀르키예, 시리아에서 이번 지진의 악영향을 받는 이들의 규모를 2천300만명 정도로 추산한다.
진앙 근처인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에선 아침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내려간 가운데 집을 잃은 수천 명의 이재민들이 자신의 차량이나 임시천막 등에서 밤을 보냈다.
일부 시민들은 텐트 안에 있느니 차라리 길거리를 걷는 것이 낫다고 판단, 아이를 이불에 싸 안고 서성거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AFP는 전했다.
도시의 체육관과 학교, 모스크 등은 이재민 숙소로 전환됐지만 많은 주민은 여진이 두려워 차 안에서 시동을 켜놓고 몸을 녹였다.
튀르키예에서 이번 지진은 3만3천 명이 목숨을 잃은 1939년 에르징간 대지진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3천명 넘게 죽었는데…시리아 대통령은 어디에? [oh와]/ 연합뉴스 (Yonhapnews)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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