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쟁 후 러시아인 원정출산 붐…만삭 임신부도 추방 대상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원정 출산을 위해 아르헨티나에 입국한 3명의 러시아 국적 임신부들이 '가짜 관광객'으로 간주돼 곧 추방당할 위기에 직면했다고 인포바에를 비롯한 다수의 현지 매체들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25~35세 사이 임신부들로, 공항 출입국검사에서 관광객이라고 주장했으나 왕복 비행기 티켓이 없고 여행에 필요한 돈도 지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한 명은 임신 32주를 넘어 언제든 출산이 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그는 현지 변호사를 통해 추방은 아르헨티나 헌법에 위배된다며 인신 자유 보장을 주장하며 '아베아스 코르푸스'(Habeas Corpus·인신 보호 영장)를 요청했으나 이미 기각됐다고 인포바에는 보도했다.
이민국은 이들이 타고 온 에티오피아 항공과 KLM 항공사의 좌석이 확보되는 대로 이들을 추방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으나, 정부의 공식 입장 발표는 아직 없었다.
러시아인들의 아르헨티나 원정 출산은 지난 1월 영국 가디언지의 특집 보도로 알려져 이슈로 부상했다.
이후 현지 언론들이 후속 취재를 통해 러시아인들의 아르헨티나 원정 출산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즈음에 시작돼 연말에 폭증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올해 러시아인들의 아르헨티나 방문이 1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인포바에는 대부분 원정 출산이 목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인들이 아르헨티나를 원정출산지로 선택하는 이유는 아르헨티나가 속지주의를 적용하고 있어 출생 이후 국적 취득이 용이하고, 아르헨티나 여권으로 전 세계 171개국을 무비자로 입국 가능하며 미국 10년 비자도 취득이 어렵지 않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라는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또한 자녀가 아르헨티나 국적을 보유하고 있으면, 부모의 국적 취득도 2년 안에 가능하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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