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추적 후 F-22서 미사일 발사…"민항기에 위협, 바이든 격추 명령"
"中 풍선보다 작은 소형차 크기에 탑재량 적어"…잔해 회수해 실체 규명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김경희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미국 본토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한 지 6일 만에 알래스카주(州) 상공에서 미확인 물체를 또다시 격추했다.
미 정부는 해당 물체가 어디에서 왔고, 목적이 무엇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잔해를 회수해 실체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알래스카주 북동부 해안 상공에서 "고고도 물체"(high altitude object)가 발견돼 이날 오후 1시 45분께 전투기가 출격해 격추했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전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이 물체를 탐지해 24시간 동안 추적했고, 보고를 받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격추했다고 커비 조정관은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해당 물체가 4만ft(약 12㎞) 상공을 날고 있었고 크기는 최근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보다 작은 소형차 크기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4일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은 버스 3대 크기였다.
이날 격추는 중국 정찰풍선 격추 엿새만으로, 당시에도 미 당국은 풍선이 알래스카주를 통해 미 본토로 진입한 것을 확인했지만 지상의 민간 피해를 우려해 발견 일주일 만에 대서양 해상에서 격추했다.
하루 만에 신속하게 이뤄진 이날 격추는 당시 중국 정찰풍선에 대한 '늑장 대응'이란 공화당 등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커비 조정관은 이날 격추한 물체는 민간 항공기 운항에 상당한 위협을 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정찰풍선은 약 6만∼6만5천ft(약 18∼20km) 상공을 떠다녀 민항기 운항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미 당국은 판단한 바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군사작전 지원을 위해 알래스카주 데드호스 주변 일부 영공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격추한 물체의 비행 목적과 어디에서 왔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언급하고 정찰 장비가 탑재돼 있었는지도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격추한 정찰풍선보다는 탑재량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격추 전에 전투기 조종사가 해당 물체를 육안으로 살펴본 결과 유인 물체는 아닌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격추된 물체는 캐나다 국경 근처 알래스카 북동부 바다에 떨어졌고, 당국은 앞서 회수한 중국 정찰풍선 잔해보다 더 빨리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 공군이 알래스카 엘먼도프 공군기지에서 F-22 전투기를 출격시켜 AIM-9X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했으며, HC-130 수송기와 HH-60, CH-47 헬리콥터가 수거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번 미확인 물체 격추와 관련해서는 중국 당국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선 정찰풍선 격추 전후로는 중국 당국과 연락한 바 있다.
커비 조정관은 최근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은 의도적으로 미 본토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한편 CNN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지난해에서야 중국 정찰 풍선의 신호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고, 이를 토대로 전 세계적으로 정찰 풍선을 거의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방법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지난해 사후 감지한 정찰 풍선에서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이 같은 추적 방안을 마련했고, 이를 비롯한 기타 정보를 종합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도 최소 3차례 중국의 정찰 풍선이 영공을 침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앞서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 이전에도 현 정부 시절 한 차례, 트럼프 행정부에서 최소 3차례 정찰 풍선이 미국 영토를 지나갔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은 재임 시절 정찰 풍선과 관련해 어떤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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