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내주 반군지역 구호통로 확대 논의…'알아사드 후원' 러, 반대 이력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강진으로 고통받고 있는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 대한 구호 확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논의될 예정이나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다음 주 튀르키예와 시리아 강진 피해 지역에 파견된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이 돌아오면 그의 보고를 듣고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 대한 구호 통로 확대를 논의할 예정이다.
시리아 반군 거점의 북서부 지역은 12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큰 고통을 겪어온 가운데 지난 6일 강진까지 덮치면서 위기를 맞았다.
반군 지역의 민간시설에 무차별 포탄을 쏟아붓고 화학무기까지 쓴 알아사드 정권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으며, 북서부 주민들에 대한 국제기구의 인도주의적 지원은 안보리 결정에 따라 튀르키예(터키)를 통한 육로 한 곳을 통해서만 이뤄져 왔다.
당초 2014년 안보리에서는 4곳의 구호 통로가 제시됐지만, 시리아 정부는 물론이고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강력한 후원국인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를 통한 구호를 주장하면서 바브 알하와 국경 통제소 단 한 곳만 가동돼 왔다.
이 유일한 길목이 지진 피해로 막혔다가 지난 9일 가까스로 복구돼 구호물품 운송이 시작됐지만, 현장에서는 태부족인 상황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튀르키예를 통한 통로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당국자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발언과 국제 구호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유엔이 필요한 지역에 접근할 수 있도록 추가 국경 통로를 허용하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긴박한 상황에서 안보리의 움직임은 너무 느리다는 좌절감 섞인 목소리가 외교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다른 국가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부대사는 이날도 단일 통로로 구호물자 운송을 제한한 현재의 안보리 규정이 충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리피스 사무차장이 돌아오면 그의 말을 들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 유엔 고위 외교관은 로이터통신에 "생명을 구하는 데 중대한 출입경 지점을 1곳 이상 개설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라고 "그리피스 차장이 구체적인 권고로 일부 이사국을 독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나우두 코스타 필류 유엔 주재 브라질 대사는 그리피스 차장이 다음 주 강진 피해지역에서 돌아와 안보리에 보고할 예정이라면서 안보리가 행동에 나설지는 이 지역의 구체적인 상황 평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는 지난 6일 강진으로 정부 통제 지역과 반군 지역에서 3천3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는 막대한 피해를 봤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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