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이 할퀴고 간 자리에 남은 깊은 상처는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이미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소는 1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지진 주요 피해지역의 위성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이번 지진이 20세기 미국에서 일어난 최악의 자연재해인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NASA 지구관측소가 공개한 위성 이미지는 지진의 직격타를 입은 카흐라만마라슈, 튀르콜루, 누르다으 등 튀르키예 세 도시 일대의 지진 피해 상황을 보여준다.
모래를 흩뿌린 듯 퍼져 있는 빨간색 픽셀은 건물이나 주택, 인프라 시설이 심각하게 손상됐거나 경관에 변화가 있는 부분을 나타낸다.
빨간색 픽셀 주변에 나타나는 주황색과 노란색 픽셀은 부분적으로 파괴된 구역이다. 각 픽셀의 지름은 약 30m이며 이는 야구장의 내야 크기와 비슷하다.
세 도시를 포함해 더 광범위한 지역을 조망한 이미지에는 빨간색으로 덧칠되다시피 한 지역이 여럿 보인다.
이들 이미지는 위성에서 지상으로 쏜 전파가 지표면에 반사돼 돌아오는 파장을 분석, 지형을 파악하는 합성개구레이더(synthetic aperture radar)를 이용해 만든 것이다.
NASA 지구관측소는 지진 이틀 뒤인 8일 피해지역을 관측한 뒤 2021년 4월7일과 지난해 4월6일 자료와 비교해 지표면의 변화를 추적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지구물리학자 에릭 필딩은 "이번 지진은 매우 크고 강력해 일련의 긴 단층 부분을 따라 지표면이 쭉 파열됐다"고 말했다.
필딩은 "지진은 광대한 지역에 매우 강한 진동을 일으켰으며 (진동은)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와 마을을 덮쳤다"면서 "(지표면이) 파열된 길이와 지진의 강도로 볼 때 이번 지진은 1906년 샌프란시스코 강진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의 규모는 이번 튀르키예 지진과 같은 규모 7.8로 추정되고 있다. 샌앤드레이어스 단층에서 발생한 당시 지진으로 3천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시 차이나타운 등은 피해 집계에서 배제돼 실제 사망자는 수만명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위성 이미지는 NASA의 지구과학응용과학프로그램 재난팀과 미 국무부 등을 통해 지진 피해 지역의 위험평가와 복구 지원에 필요한 과학적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데에 쓰인다고 NASA는 덧붙였다.
재난팀 매니저인 샤나 매클레인은 "우리는 이번 지진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으며, 피해 상황을 지도화하는 것 외에도 위성을 이용해 산사태 위험 증가, 정전, 날씨 등 재난 대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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