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사정 당국이 제작한 범죄 척결 드라마에 과거 마약을 투약했던 배우가 출연한 사실이 드러나 큰 논란이 일었다고 홍콩 명보가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중앙TV(CCTV)가 방송한 '쾅뱌오'(狂?·맹렬한 폭풍, 회오리바람)가 인기를 끌자 극중 마약상 역을 맡았던 배우가 2009년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됐고 이후 개명해 연예계에 복귀했다는 루머가 퍼져나갔다.
그러자 해당 배우는 소셜미디어에 해당 사실을 시인하며 "당시 참을 수 없는 통증과 약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실수를 했고 그로 인해 며칠간 구금됐다"고 밝혔다.
그는 극중 단 두 장면밖에 등장하지 않지만,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그에게도 관심이 쏠리게 된 것이다.
이에 전날 밤 드라마 제작진은 마약에 대한 무관용을 강조하며 해당 배우의 출연 장면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마약 전력의 배우가 '쾅뱌오'에 출연했다는 사실은 전날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10억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 검색 순위에 올랐다.
베이징TV는 2009년 그가 체포될 당시 집 안 테이블이 마약으로 가득했던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의 전력이 이처럼 화제가 된 것은 '쾅뱌오'가 중국 사정 당국이 제작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쾅뱌오'는 경찰과 검찰, 법원 등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중앙정법위)가 '반부패 캠페인' 3주년을 맞아 제작 지휘를 맡은 범죄 예방 드라마다.
악의 세력에 맞섰으나 뒤를 봐주는 부패한 윗선에 의해 번번이 좌절했던 형사가 시진핑 국가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반부패 캠페인으로 윗선이 제거되자 20년 만에 부패 조직을 검거하는 데 성공하는 과정을 그렸다.
춘제(春節·설) 연휴 CCTV 시청률 1위에 올랐고,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아이치이의 드라마 인기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마약 전력 배우가 논란이 되자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규제 당국은 약물 남용, 성매매 등 불법 및 범죄 행위를 저지른 이는 TV 출연을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관영 매체 중신망이 실시한 '마약 연루 연예인에게 잘못을 고쳐 스스로 새로워질 기회를 줘야 하나'라는 온라인 설문에는 순식간에 20만 명이 넘게 참여했으며 약 90%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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