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만피트 고도로 지구 일주 첫 성공…개발자 "저기가 미국"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성층권에 여러 대의 정찰풍선을 고정해 놓은 뒤 전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중국의 정찰풍선을 개발한 EMAST가 이 같은 최종목표를 지난해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EMAST는 정찰풍선 네트워크를 미국 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 비유했다.
저궤도에 위성 4천여 개를 띄운 뒤 네트워크를 구축한 스타링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비용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EMAST는 2028년을 네트워크 구축 완료 시점으로 제시했다.
일단 EMAST는 2021년 2대의 정찰풍선을 동시에 가동하는 실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3대의 정찰풍선으로 네트워크 구축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NYT는 중국어의 시제가 불분명해 EMAST가 3대의 정찰풍선으로 이미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인지,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중국이 5개 대륙의 40개국 이상에 고고도 정찰 풍선을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또한 EMAST는 지난 2017년 중국의 소셜미디어인 위챗의 공식계정에 정찰풍선의 기능에 대해 "고해상도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하고 정찰과 운항 능력이 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EMAST는 최근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EMAST는 지난 2004년 우저(66) 베이항대 교수가 설립한 업체다.
우 교수는 중국의 전투기 개발과 스텔스 물질 연구 등 중국군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인물이다.
특히 정찰풍선 사태 이후 미국 상무부의 제재대상이 된 6개의 중국 기업 중 EMAST를 포함해 3개가 우 교수가 공동 설립한 업체다.
2019년 중국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우 교수는 당시 6만 피트(약 18km) 고도의 풍선을 지구 한 바퀴를 돌게 하는 시험을 하면서 컴퓨터 모니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기가 미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 교수는 2019년 정찰풍선에서 보내는 신호를 지상에서 수신하는 실험도 성공했고, 이듬해에는 지구를 한 바퀴 돈 정찰풍선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우 교수는 동업자들과 함께 지난 2021년 EMAST의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우 교수는 기업의 전망과 관련, 비행체의 감지를 막는 스텔스 물질 등에 대한 중국군의 수요를 언급했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