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먼로주의 대체 요구 높아…미국 정부 설득 노력할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쿠바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 중인 멕시코 정부가 미국의 쿠바에 대한 봉쇄 해제를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 설득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쿠바가 적절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설득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1∼12일 멕시코 동부 캄페체를 찾은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5번째 정상회담을 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미국의 테러지원국 리스트 같은 대쿠바 제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바 있다.
미국은 현재 북한, 이란, 시리아, 쿠바를 테러지원국에 올리고 각종 봉쇄 조처를 단행하고 있다.
이날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과거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적대 관계 청산 노력을 높이 평가한 뒤 "그런데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정책적으로) 퇴보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정당성 없는 이데올로기적 판단에 따라 쿠바를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렸다고 피력한 그는 "쿠바가 테러를 조장하는 요소와 증거로 비난받을 수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시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또 미국의 먼로주의를 대체할 다른 정책을 추구하는 미국인들이 많다고 주장하며 봉쇄 해제를 원하는 쿠바의 바람을 대변해주기도 했다.
1823년 제5대 미국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천명한 먼로주의는 '유럽과 아메리카는 서로 간섭하지 말자'는 것으로 요약되는데, 한편에서는 미주 전체가 미국의 영역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중남미 각국의 강한 거부감을 불러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또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에게 외국인 최고 영예 훈장(아스텍 독수리 훈장)을 준 것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의 목소리에 "(비판자들은) 보수주의자이자 사이비 좌파"라고 깎아내렸다.
앞서 전날 학자 및 정치인 등으로 구성된 단체 '민주 좌파' 회원 65명은 "정부에 맞섰다는 이유로 수많은 시민의 자유를 박탈하고 일상을 억압하는 독재 국가 정상에게 훈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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