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 추진 9천TEU급 컨테이너선 9척 계약…한국조선해양·HJ중공업 건조
한국조선해양, 메탄올 추진선 최다 수주…HMM, 연료 공급망 확보 MOU 체결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국내 조선·해운업계가 손을 맞잡았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HD현대[267250]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HJ중공업[097230]과 9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분)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경배 HMM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유상철 HJ중공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발주 금액은 총 1조4천128억원으로, 선박들은 2025년부터 2년간 순차적으로 HMM에 인도된다.
HMM이 발주한 컨테이너선은 모두 메탄올을 주 연료로 하는 친환경 선박으로, 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7척, HJ중공업이 2척의 건조를 맡는다. 이중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은 길이 274m·너비 45.6m·높이 24.8m 규모로 건조된다.
HMM은 지난해 7월 중장기 전략 발표를 통해 친환경 선대 경쟁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HMM이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을 발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조선해양도 이번 계약을 포함해 총 54척의 메탄올 추진선을 수주하며 세계 최다 수주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회사는 2013년 5만t(톤)급 메탄올 추진 PC선을 첫 수주한 데 이어 2021년에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메탄올은 황산화물 배출은 없고, 질소산화물 배출은 최대 80%까지 줄어 벙커C유 등 기존 화석연료와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저감시킬 수 있다.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은 지난해 전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량의 21%를 차지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HMM은 인도될 선박을 남미와 인도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미 해운 협력 일환으로 추진 중인 녹색해운항로 동참을 위해 일부 선박은 향후 미주항로에 투입될 계획이다.
HMM은 메탄올 추진선 발주와 함께 안정적인 연료 수급을 위한 공급망도 확보했다.
회사는 유러피언 에너지, PTTEP, 현대코퍼레이션[011760] 등 국내외 5개사와 메탄올 생산·공급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이들 기업과 주요 항만에서 메탄올 공급에 대한 타당성 조사 등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HMM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친환경 선박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친환경 선박 도입과 관련한 금융 협력을 진행하고, 향후 미래 선박 확보를 위한 투자·보증에 나설 예정이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국내 해운산업이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변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탈탄소화 기조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적선사의 친환경 선대 개편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탈탄소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메탄올 추진 선박을 잇달아 수주하며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경배 HMM 사장은 "지속적인 친환경선 확보로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사회 움직임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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