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59·84㎡는 완판…소형 포함 평균 계약률 80%대 추산
업계 "규제 완화 덕, 급한 불 껐다"…지방과 양극화 심화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최근 분양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진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분양의 중소형 주택형 분양이 예비당첨자 계약에서 완판됐다.
그러나 분양 물량의 43%에 달하는 초소형과 소형 물량의 계약률은 60%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져 무순위 청약으로 넘어가게 됐다.
주택업계는 일단 둔촌 주공 일반분양분의 절반이 넘는 중소형이 완판됨에 따라 분양시장의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분양업계와 둔촌 주공 시공사업단 등에 따르면 전날까지 진행한 이 아파트 예비당첨자 계약에서 전용면적 59㎡와 84㎡ 총 2천725가구의 계약이 모두 끝났다.
지난해 12월 총 4천786가구를 일반분양한 둔촌 주공은 청약률이 예상보다 저조했으나 1월 초 정부의 규제지역 해제, 전매제한 완화 등 대대적인 규제완화 덕에 실수요자가 거주할 수 있는 전용 59㎡와 84㎡를 완판으로 이끌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12억원 초과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진 것과 계약 1년 후 전매가 가능한 점이 기대 이상으로 계약률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의 43%를 차지하는 전용 29㎡(10가구)와 39㎡(1천150가구), 49㎡(901가구)는 총 2천61가구 중 60% 가량만 계약된 것으로 전해졌다.
80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고 보면 전체 평균 계약률은 약 83% 선이다.
이에 대해 시공사측은 "무순위 청약 전까지는 구체적인 계약률을 공개하지 않기로 해 남은 물량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주택형은 1∼2인 가구용으로 작은데 분양가가 5억2천만∼8억8천만원으로 만만치 않아 실수요자가 분양받기에 부담스럽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분양 당시에도 39㎡의 경쟁률이 평균 1.04대 1, 49㎡는 1.55대 1에 그쳤고, 2순위에서도 공급 가구수의 5배 규모의 예비입주자수를 못채우고 마감됐다.
둔촌 주공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이르면 이달 말 청약홈을 통해 잔여 물량에 대한 무순위 접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건설[000720] 관계자는 "최근 주택공급에관한규칙 개정 추진으로 무순위 청약의 거주 요건이 폐지돼 전국에서 청약이 가능해지고, 유주택자도 청약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무순위에서 계약이 끝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런 내용의 주택공급에관한규칙 개정안이 현재 법제처 심의중이며, 이달 중 시행될 예정이다.
건설업계는 일단 둔촌 주공의 계약이 선방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다.
시장에서는 준강남권 단지이면서 초대형 단지인 둔촌 주공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날 경우 분양시장 침체는 물론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앞서 무순위 계약을 마친 성북구 장위 자이 레디언트도 정부의 규제완화 등에 힘입어 계약률이 90%를 넘어 마감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울지역의 규제완화로 지방 청약시장은 찬바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없이 전국 11개 단지에서 청약이 진행됐으나 2개 단지만 모집가구수를 채우고 나머지 9개 단지는 미달됐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규제완화 효과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를 중심으로 계약률이 선방하고 있지만 지방은 청약경쟁률이 저조해 미분양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입지와 분양가에 따라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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