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대응 공약 뒤 화석연료 사용 늘리는 행태 비판
"팬데믹 경기부양 때 청정에너지 전환 기회 놓쳤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기후활동가인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20)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기후위기 해결 노력과 관련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툰베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기고문에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해결, 적응, 복원에 재원을 공격적으로 쏟아부어야 하지만, 현재 그에 필요한 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이 말이 틀렸다는 사실은 여러 번 증명됐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생산과 소비를 위해 각국은 2020년에만 5조 9천억 달러(약 7천484조 원)의 보조금을 썼다"고 지적했다.
툰베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기후위기에 대응을 기회가 왔지만 놓쳐버렸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때 세계 각국 정부가 전례 없이 많은 구제 금융을 지출했다"며 "이런 경기부양 계획은 인류가 더 지속가능한 경제적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이겨졌고 각국은 이를 '기후 재앙을 극복할 마지막 기회'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 통계를 인용해 각국이 지출한 구제 금융의 2%만이 청정에너지 분야에 투자됐다고 지적하며 "각국 지도자들은 온갖 미사여구과 그럴듯한 공약만 내놓으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툰베리는 이어 "지금도 화석연료 산업은 계속 번창하고 있고, 일부 국가에서는 화석연료 사용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 1천 개의 석탄 화력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는 중국은 추가로 43개의 발전소를 더 지으려 하고, 미국에서도 석유와 메탄가스 채굴 양이 조지 W.부시 행정부 이후 최고치에 도달할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툰베리는 한 달 전 독일 석탄 광산 앞에서 벌어진 시위에 가담했다 구류 처분을 받았고, 지난해 11월에는 모국인 스웨덴 정부가 기후 위기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kj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