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후 1주일 지나 코카인 수백㎏ 들어있는 보트 떠밀려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서호주(WA) 남부 앞바다에 전복된 보트에서 수백㎏의 코카인이 발견돼 이 보트에 탑승했던 3명의 남성을 호주 경찰이 수색하고 있다.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WA 남부 올버니에서 남쪽으로 17㎞ 떨어진 이클립스 섬 인근 해역에서 조난위치 자동발신장치(EPIRB)가 작동됐다.
EPIRB는 선박이 침몰하면 바닷속 수압에 의해 자동으로 터지면서 물 위로 떠올라 조난신호를 보내는 장치다.
조난 신호를 받은 호주 해양안전당국이 즉시 출동했고 아이스박스에 매달린 채 바다에 떠 있던 3명의 남성을 구조했다. 이들은 낚시하다 배가 전복됐다고 설명했고, 구조 요원들은 이들에게 EPIRB를 잘 갖춘 덕분에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6일 뒤 사고 지역 인근인 WA 덴마크시 해안으로 검은색 비닐에 포장된 작은 상자가 떠밀려 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상자 안에서 40㎏이 넘는 코카인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다음 날 인근 피스풀 베이 앞바다에서 7m 길이의 보트가 뒤집힌 채 발견됐다. 해양 구조대는 이 보트를 해안으로 끌고 왔고 선박 안에서는 덴마크시 해안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모양과 크기의 상자 8개가 나왔다. 이 상자에서도 역시 코카인이 발견됐다.
호주 연방 경찰(AFP)은 코카인 총 365㎏을 압수했다며 확인 결과 해당 보트는 지난 1일 구조된 남성들이 타고 나갔던 배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3명이 바다에서 코카인을 전달받아 배에 싣다 전복된 것으로 보고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레임 마셜 AFP 서부 사령관 대행은 이 정도 규모의 코카인이 지역 사회에서 유통됐다면 범죄와 의료 서비스를 포함해 총 2억3천500만 호주달러(약 2천236억 원) 이상의 마약 관련 비용이 발생했을 것이라며 "코카인을 분실한 마약 조직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와 인근 뉴질랜드에서는 몇 해 전부터 바다에서 대규모로 마약을 밀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뉴질랜드 당국이 태평양 바다에서 3.2t 규모의 코카인 꾸러미 81개를 적발해 이를 압수하기도 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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