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서 정밀타격 미사일에 미국인 구호요원 피살"

입력 2023-02-15 08:05   수정 2023-02-15 17:28

"우크라서 정밀타격 미사일에 미국인 구호요원 피살"
NYT, '적십자 표식' 근처 민간 의료진 피격 분석
"표적 식별하는 러 유도미사일인듯…전쟁범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크라이나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던 미국인이 정밀 타격 미사일에 의해 숨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 해병대 출신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전방 바흐무트에 자원해 의료구호 활동을 하고 있던 피트 리드가 지난 2일 사망하기 전후의 영상을 분석해 이같이 전했다.
영상을 보면 리드를 비롯한 구호 요원들은 민간인 부상자에게 다가간 지 약 1분 만에 공격을 받는다. 리드는 사망하고 다른 대원들 여러 명은 다쳤다.
구호대는 처음에는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을 받은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영상을 세세히 분석해 보면 러시아군이 발사한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 정밀 타격 미사일의 표적 공격인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군이 이들이 민간인들 돕는 구호 요원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표적이 된 승합차는 구호물자를 싣고 있었으나 겉에 의료 구호 표식이 없었고, 요원들은 비무장 상태였으나 최소 1명은 군복 스타일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인근에 있던 이들의 차량 중 다른 한 대에는 분명하게 의료 구호를 뜻하는 적십자 표시가 있었다.
또한 이번 공격에 쓰인 것과 같은 대전차 유도 미사일의 경우에는 보통 표적을 식별, 선택하고서 발사한다는 점을 NYT는 짚었다.
영상을 보면 공격에 쓰인 미사일은 사거리가 4.8㎞가량인 코르네트 대전차유도미사일(ATGM)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구호 요원들은 3.2㎞가량 떨어진 러시아군의 전선 쪽으로 연결되는 길에서 약간 더 높은 위치에 있었다.
이들이 승합차 옆에 모여 서 있을 때 땅바닥과 거의 수평으로 날아온 미사일이 승합차를 직격했다.
이런 장면을 담은 영상은 이들 요원을 뒤따르고 있던 구호 단체 '프런트라인 메딕스'(Frontline Medics)의 에스토니아인 자원봉사자가 촬영했다.
리드 근처에 서 있다가 이 공격으로 다친 다른 자원봉사자는 인근에 군부대가 없었고 자신들의 차량 중 한 대에 구급차 표시가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의 전쟁범죄 조사팀을 훈련하고 있는 전쟁범죄 수사 전문가 마크 갈라스코는 "(이와 같은 무기로는) 발사자가 의료 요원과 전투 요원을 구별할 능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표면적으로 볼 때 이번 사건이 전쟁범죄일 수 있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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